정치 정치일반

외교안보硏 "北, ICBM 도발 자제할 듯…내년 북핵 중간딜 예상"

뉴시스

입력 2019.12.26 15:28

수정 2019.12.26 15:28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20 국제정세전망' "北, ICBM 발사시 중러 관계도 영향…최악 아닐 것" "美, 내년 상반기 3차회담 추진해 낮은 수준 합의" "남북, 내년 상반기 경색…도쿄올림픽 전후 개선" "中, 韓 압박적 관리 예상…韓, 미중 선택 기로에" "한일, 日기업 현금화 피하는 식으로 타협 모색"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북한이 미국과 중국의 강한 반발을 초래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과 같은 과도한 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역시 북미 대화가 파탄나지 않도록 개입하되 내년 상반기 북한 핵실험 중단의 외교적 성과를 지키기 위해 3차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낮은 수준의 핵 합의에 동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26일 '2020 국제정세전망'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2020년 한반도 문제의 최대 관심사는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북한의 '새로운 길' 선택 여부"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북미 정상은 대화의 전면 중단이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당분간 과도한 도발을 삼간 채 정체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내년 초 북한은 북미 대화 거부, 핵보유국 선언, 핵역량 증강, 중국·러시아와 협력 확대, 위성 탑재 로켓 발사,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등으로 핵 위기와 전쟁 위기를 고조시킬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상숙 교수는 "레드라인인 ICBM 발사는 유보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러 관계가 긴밀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ICBM을 발사하면 중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은 아닐 것"이라며 "북한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길'을 논의할 수 있고, 자위력·국방력 강화와 경제의 자력 갱생에 초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지연=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2018.09.20. photo@newsis.com
【삼지연=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2018.09.20. photo@newsis.com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회담에 긍정적이지만 과도한 보상을 하면서까지 핵 합의 타결을 위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북미 대화가 파탄나지 않도록 정치적 개입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북핵 실험 중단이라는 외교적 성과를 지키기 위해 2020년 3차 정상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소장은 "북한은 그레이존(Gray Zone) 도발을 최대로 하면서 미국의 추가 양보와 새로운 계산법을 압박하고, 중·러의 제재 완화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약간의 제재 완화가 나타나는 새로운 중간딜이 내년 상반기에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남북 관계는 내년 상반기까지 경색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숙 교수는 "내년 상반기 한국은 총선이 있고, 북한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기념 등 행사가 있어 상반기에 이런 흐름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 도쿄올림픽을 전후해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11월 2020년 7월부터 개최되는 도쿄 올림픽을 전후해 한미 군사훈련과 북한 미사일 실험을 유예하는 '올림픽 휴전'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제안은 유엔 총회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국 정부로서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남북 관계 개선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베이징(중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2019.12.23.since1999@newsis.com
[베이징(중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2019.12.23.since1999@newsis.com
점차 치열해지는 미·중 전략적 경쟁은 내년에도 여전히 한국에 선택과 갈등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한권 교수는 "중국은 일본과 북한에는 우호·협력적인 반면 한국에는 갈등적, 압박적 관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중은 미·중 경쟁 구도에서 서로 협력할 시기에 접어들었다. 중국은 내년에도 협력이 필요하므로 관계 개선이라는 당근을 내세우되 막상 이익 충돌에 대해서는 강한 입장을 요구하는 압박적 관리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국은 사드와 한일 정보보호협정 사태를 보면서 한국이 마지막 순간에 미국 편을 든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다"며 "한중 관계는 여전히 갈등 요인이 남아 있고, 한국 입장에서는 미·중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통해 미중 경쟁 구도를 우회하거나 논란을 피해가며 단기적인 효과를 거뒀지만 장기적으로 더 큰 압박과 국익 손실, 미중의 전략적 신뢰를 잃게 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현안별로 명확한 국익과 보편적 가치관에 의한 원칙을 확립해 장기적인 이익 추구를 위해 실행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제 식민 지배에 대한 역사 인식과 강제노동 피해자 및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 등 배상청구권을 둘러싼 한일 갈등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봉근 소장은 "과거사 문제 둘러싸고 입장차가 남아 있어 원칙론에서 양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현실적인 타협을 모색해서 예를 들어서 일본 (전범)기업의 (자산) 현금화를 피하는 식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소미아는 유지되고, 수출 규제는 자국 수출기업의 피해와 글로벌 공급망 교란 요인 등으로 암묵적으로 철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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