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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값 올들어 40% 폭락… 美 채굴업체 줄도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5 17:41

수정 2019.12.25 17:41

10여년만에 최대 낙폭 기록
美·유럽 석탄발전 규제 영향
철강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소비량 사상최고 中에 달려
석탄값 올들어 40% 폭락… 美 채굴업체 줄도산
국제 석탄 가격이 10여년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전용 석탄, 제련용 코크스 석탄 모두 가격이 급락했다. 중국이 인프라 투자 확대와 석탄산업 일자리 유지, 에너지 안보를 위해 여전히 석탄 사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전세계적인 흐름은 석탄 산업 사양화를 가리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국제 석탄 가격이 올들어 40% 가까이 폭락했다면서 연말까지 큰 폭의 반등이 없는 한 10여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된다고 보도했다. 상품가격을 집계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발전용 석탄 현물 가격은 올들어 39% 폭락해 t당 52.35달러까지 추락했다. 글로벌 플래츠가 가격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최대 연간 낙폭이다.
제철소에서 합금을 만들때 사용되는 코크스 석탄 역시 현물 가격이 올들어 38% 폭락하며 t당 136달러를 기록했다. 석탄 가격 폭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미 석탄채굴 업체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블랙호크 광산, 웨스트모어랜드 석탄 등 미 석탄 채굴업체들이 가격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했다. IHS 마킷 선임 디렉터 데이비드 프라이스는 "발전용 석탄 시장은 내년에도 전망이 좋지 않고, 코크스 석탄은 상황이 그나마 낫지만 여전히 중국의 움직임에 따라 가격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 빠르게 퇴출되는 석탄화력 발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세계 석탄 소비량은 올들어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다. 소비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 아니라 소비량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다. 주로 석탄을 태워 전기를 만드는 석탄 화력발전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게 주된 배경으로 지목됐다. IEA에 따르면 올들어 석탄 화력 발전량은 250테라와트시, 2.5% 넘게 감소했다. 사상최대 감소 폭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석탄화력 발전이 감소세를 주도했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석탄 발전이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석탄 수요가 줄고 있다. 석탄 발전 하락세는 유럽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천연가스 발전 비용이 낮은데다, 석탄 발전 규제가 강화돼 발전소들이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옮겨가고 있다. 또 기후위기 변수를 우려한 일부 투자자들이 청정 에너지원 사용 압력을 높이고 있는 것도 배경이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강력한 석탄 가격 지지 요인이다. 전세계 석탄 수요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 속에 경제둔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석탄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호주를 비롯한 각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고 있지만 중국의 경우 석탄 채굴을 확대하면서 소비량이 사상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 제련용 석탄은 철강 생산둔화 역풍

제련용 석탄 전망이 발전용 석탄보다는 조금 낫다고는 하지만 코크스용 석탄은 철강 생산 둔화라는 역풍에도 직면해 있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세계 10대 철강 생산국 가운데 6개국의 철강 생산이 올들어 감소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철강산업에서도 중국은 여전히 철강 생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코크스용 석탄 수요는 둔화세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계 투자은행 리버럼의 벤 데이비스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생산이 늘고는 있지만 선철을 원료로 쓰기보다 고철을 원료로 쓰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코크스용 석탄 수요가 제한돼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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