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필리버스터가 '아무말 대잔치'…박근혜·유시민·삼국지 등장

뉴스1

입력 2019.12.25 11:54

수정 2019.12.25 14:11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반대 측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필리버스터가 이어진 성탄절 새벽, 국회 본회의장 의원석은 대부분 비어 있다. 본회의에는 지난 23일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이 상정됐다. 2019.12.25/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반대 측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필리버스터가 이어진 성탄절 새벽, 국회 본회의장 의원석은 대부분 비어 있다. 본회의에는 지난 23일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이 상정됐다.
2019.12.25/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정연주 기자,이형진 기자,이균진 기자 = 자유한국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에 반발해 시작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여야 의원들이 망라된 '자유 토론'처럼 변질되고 있다.

'삼국지'의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선거법 개정안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얘기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필리버스터 도중 유 이사장을 거론했다.

홍 의원은 "어제 유 이사장이 알릴레오를 통해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봤다는 내용을 공개했다"며 "어제저녁에 유 이사장과 통화를 했는데, 유 이사장은 나름 꽤 근거가 있더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런 것이 검찰권의 남용이다.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것이 맞는다"며 "과거 검찰은 힘 있는 사람을 봐주고 힘없는 사람은 단죄하고, 때로는 정치적 수사를 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등장했다. 홍 의원에 이어 필리버스터에 나선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쯤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형을 집행 정지해 달라"며 "(수감기간이) 1000일 정도, 여자 대통령에게 증오로 복수해야 하겠는가. 박 전 대통령에게 뭐 이렇게 복수할 게 많은가"라고 말했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 의원에게 핀잔이 쏟아졌지만, 정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좌파 세력들이 차에 오물을 던져 트럼프 대통령의 차가 세종로를 역주행해서 갔다"며 "그런데 그 사람들 처벌을 받았는가. 어떻게 나라를 이렇게 운영하는가"라고 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동탁과 장비도 나왔다.

앞서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을 장비와 동탁에 비유해 "문 의장의 별명이 장비였다. 외모도 그렇지만 신의 있고 합리적인 성품을 가진 분으로 알았다"며 "어느 날 그 장비가 동탁이 됐다. 신의의 장비가 아니라 역적 동탁, 의회 쿠데타의 주모자가 됐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필리버스터 말미에는 그동안 자신이 내놓은 정부와 공영방송, 특정 언론인과 시사 프로그램 등을 비판하는 논평과 성명 100여 개를 한 건씩 읽기도 했다.

박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조로남불', '조카이캐슬' 등 조 전 장관과 관련된 각종 신조어를 나열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이 만사에 조국 탓만 하고 있다고 하는데 조국 탓을 야당만 했는가. 대한민국 국민이 다 했다"고 지적했다.

알바니아, 베네수엘라, 레소토 등 생소한 국가명이 나오기도 했다.


권성동 의원은 전날 필리버스터에서 "연동형·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나라는 베네수엘라, 발칸 반도에서 가장 못살고 화약고라는 소리를 듣는 알바니아, 아프리카 내륙의 레소토"라며 "대한민국이 따라 한다는 제도가 손가락질받는 베네수엘라, 생소한 레소토, 유럽에서 가장 못사는 알바니아(의 제도)인데,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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