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필리버스터 30시간 돌파…여야 공방으로 얼룩진 성탄절(종합)

뉴스1

입력 2019.12.25 04:31

수정 2019.12.25 04:31

필리버스터가 이어진 성탄절 새벽, 국회 본회의장 의원석은 대부분 비어 있다. 본회의에는 지난 23일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이 상정됐다. 2019.12.25/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필리버스터가 이어진 성탄절 새벽, 국회 본회의장 의원석은 대부분 비어 있다. 본회의에는 지난 23일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이 상정됐다. 2019.12.25/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박기호 기자,강성규 기자,이균진 기자 = 4+1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합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5일 오전 3시50분을 기해 30시간을 경과했다.

전날 밤 문희상 국회의장이 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전격 상정하고,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자 민주당도 '찬성 필리버스터'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 간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연단에 오른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23일 밤 9시 50분쯤부터 필리버스터를 시작해 24일 오전 1시 49분에 토론을 마쳤다. 총 3시간 59분 동안 토론했다. 이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1시 50분부터 필리버스터에 돌입해 이날 오전 5시 50분 토론을 마쳤다. 총 4시간 31분간 토론했다.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6시 23분부터 필리버스터에 돌입해 오전 11시 19분에 토론을 종료했다. 토론 시간은 4시간 55분이었다. 현재까지 최장 기록이다. 이후 최인호 민주당 의원,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기동민 민주당 의원, 전희경 한국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 박대출 한국당 의원 순으로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뿐만 아니라 문 의장과 정의당을 향해서도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찬성 필리버스터에 나선 민주당은 문 의장을 격려했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문 의장을 향해 "도대체 이러자고 30년 세월 정치를 하셨느냐. 이것이 그 굽이굽이 헤쳐온 세월 끝에 얻은 그 높은 의장대를 차지한 목적인가"라며 "대한민국의 70년 헌정사, 민의를 대표하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문 의장께서 무슨 권리로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시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정의당에 대해 "정의당은 뭐하는 정당이냐. 부를 때마다 너무 인지부조화가 일어나니 제발 간판 좀 바꾸라"며 "법안마다 볼모잡고, 인사청문회가 있을 때마다 '데스노트'인지 무슨 노트인지 말도 안되는 노트를 운운해 가면서 인질을 잡고,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통과' 아니면 '딴지' 민주당도 많이 당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은 "(문 의장은) 별명이 장비였다. 외모도 그렇지만 유비, 관우와 함께 도원결의를 했던 장비처럼 신의 있고 합리적인 성품을 가진 분으로 알았다"며 "어느날 그 장비가 동탁이 됐다. 신의의 장비가 아니라 역적 동탁,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의회주의를 짓밟은 의회 쿠데타의 주모자가 됐고, 청와대 출장소의 소장이 됐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비판했다.

찬성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우리 의원들은 번갈아가면서 당번으로 교대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두 분의 의장님(문희상 의장·주승용 부의장)은 정말 고초가 많으시다.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의장은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답했다.

한국당에 대해서는 "부당한 주장과 멸시, 조롱, 비아냥, 그리고 폭력이 난무하고 있는데 불법을 퇴치하고자 만들어낸 국회선진화법을 어제 그 순간까지도 과감하게 어기신 분들"이라며 "부당한 압력과 폭력에 이르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창당 연설문을 읽으면서 "우리가 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하는지 연설문에 고스란히 담긴 노회찬 정신 속에 있다"고 했다. 그는 노 전 의원의 상징과도 같은 6411번 버스를 언급하면서 6411초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이 의원은 "이 사태의 책임은 첫번째, 황 대표에게 있다.
패스트트랙 법안들이 빨리 처리되길 바랄 것이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총선을 어떻게 돌파하까, 이 생각만 하는 게 황교안 대표"라며 "한국당 의원들이 여기서 소리치면 뭐하나. 여기서 국회의장, 민주당, 정의당 탓하면 문제가 해결 되나"라고 비판했다.


한편 25일 오전 4시 30분 현재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9번째 토론자로 나서 2시간 20분째 토론을 진행 중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