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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피쉬' 원작에 없던 수선화 프러포즈…"노란색 좋아하는 산드라 위해 만들었죠"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3 18:42

수정 2019.12.2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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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맡은 어거스트 감독 내한
뮤지컬 명장면 제작 비화 밝혀
뮤지컬 '빅피쉬' 수선화 프러포즈 장면
뮤지컬 '빅피쉬' 수선화 프러포즈 장면
"'빅피쉬'의 명장면이 된 수선화 프러포즈는 원작소설에는 없었어요. 허풍쟁이 에드워드가 노란색을 좋아하는 산드라에게 어떻게 프러포즈하는게 좋을까 상상하다가 수선화 수천송이를 떠올렸죠. 한국 프로덕션은 이 장면을 어떻게 무대화했을지 궁금합니다."

뮤지컬 '빅피쉬' 각본가인 존 어거스트 감독이 한국 초연에 맞춰 내한, 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CJ라운지에서 제작 비화를 밝혔다. 지난 4일 개막한 뮤지컬 '빅 피쉬'는 허풍쟁이 아버지 '에드워드'와 그런 아버지의 인생을 찾아가는 아들 '윌'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거스트는 20년 전 동명소설의 판권을 사들인 뒤 팀 버튼 감독에게 영화화를 제안했고, 작곡가 앤드류 리파와 뮤지컬을 개발한 주인공이다.

그는 "'서로를 잘 아는 낯선 사람들'이라는 가사처럼 저 역시 소설을 처음 읽고 제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아들 윌에게 감정 이입돼 그의 관점에서 영화·뮤지컬을 각색했다"고 작품의 시작을 떠올렸다. 아들의 직업도 원작에서는 특정되지 않았다.
그는 "감정적 진실을 중시하는 아버지와 대비되게 아들의 직업을 문자적 사실을 중시하는 신문기자로 설정했다"며 "원래 제 성격이 윌처럼 이성적·내성적이었는데 지난 20년간 '빅피쉬'를 여러 나라에서 공연하고 또 결혼해 딸을 키우면서 에드워드처럼 외향적인 사람이 됐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이젠 아버지의 관점에서 이 작품을 보게 된 것도 변화입니다. 과거 아버지 세대가 자신의 강한 면만 자식들에게 보여줬다면 이젠 저와 제 딸의 관계처럼 아버지가 하는 일의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그 성공과 실패를 모두 공유하는 게 달라진 부자 혹은 부녀 관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거스트는 팀 버튼 감독의 연출작 ‘빅피쉬’ ‘찰리와 초콜릿 공장’ ‘유령신부’등의 각본가로도 유명하다. '더 나인스'로 연출도 했다. 그는 “‘빅피쉬’ 작업을 계기로 버튼 감독과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각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로알드 달의 동화를 읽고 작가에게 직접 손편지를 쓴 10살 소년이 20년 뒤 그 영화의 각본을 쓰게 돼 정말 영광스러웠죠. ‘빅피쉬’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현실과 환상과 같이 대조되는 두 세계가 존재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가족과 함께 내한한 그는 25일 '빅피쉬' 한국 초연작을 볼 예정이다. 그는 "미국적 색채가 강하지만, 부자관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하기에 연말에 잘 어울리는 작품 같다"며 "소설이나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어느 나라에서 어떤 창작진이 올리는지에 따라 계속 성장·변화한다.
향후 '사운드 오브 뮤직'처럼 크리스마스 레퍼토리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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