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남관표 주일대사 "한일정상회담서 긍정적 메시지 기대"

뉴스1

입력 2019.12.23 18:00

수정 2019.12.23 18:00

남관표 주일본 한국대사 © News1 송원영 기자
남관표 주일본 한국대사 © News1 송원영 기자


(도쿄=뉴스1) 공동취재단,민선희 기자 = 남관표 주일본 한국대사가 "한국과 일본은 가장 좋은 교역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일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대사는 지난 18일 '한일 기자 교류 프로그램'으로 도쿄를 방문한 한국 외교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얼마 전 경산성 대화도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하고, 분위기가 두 달 전과는 좀 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대사는 "한일 간 과거사 때문에 1년간 할 수 있는 협력을 못 했는데, 상당히 아쉽고, 때를 놓치면 안 된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하면 서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은 기술이 뛰어나지만, 규제가 심하고 한국이 그런 문제를 보완해줄 수 있다"며 "일본 금융업계에서는 투자처가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는데 한국 기업에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화 및 일자리 문제에서도 양국이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24일 중국 청두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갖는다.
양 정상은 한반도 정세는 물론, 지난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유예 및 일본 수출규제 조치 재검토 합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30일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신일철주금(옛 일본제철) 등 일본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정을 내린 후 한일관계는 급속도로 경색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후 양국은 수출규제 조치와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을 맞받으며 악화 일로를 걸었다.

남 대사는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점에 혐한(嫌韓) 관련 베스트셀러 코너가 생기고, 일본 매체들도 이런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등, 일본 내 혐한·반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여론이 이렇게 흐르면 정치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라며 "여론이 악화하니 일본 정치인들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을 잘 안 만나려고 하고, 심한 발언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일관계를 정치적으로 풀어나가는 데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내년에는 일본 공공외교에 집중해 여론 주도층을 대상으로 메시지 창출 사업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1992~1995년 주일 한국대사관 근무 경험이 있는 남 대사는 한일 관계가 예전과는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남 대사에 따르면 199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 관계에 있어 일본이 명실공히 2위였지만, 지금은 중국에 밀렸다. 지난 20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급격히 성장했다.
6년 전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우리나라의 5배였지만, 지난해에는 3배까지 그 차이가 줄었다.

남 대사는 "우리나라는 외교·안보 수요가 많은 나라인데도 외교에 두는 우선순위가 낮은 것 같다"며 우리나라 외교 예산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예산은 우리나라의 약 2배인데, 외무성 예산은 우리 외교부의 3~4배"라면서 "네덜란드와 비교하더라도 인구가 우리의 약 5분의 1인 1000만명 정도인데, 외교관 수는 3배나 많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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