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곳곳 집회…맹학교 학부모 "靑인근에선 자제" 호소(종합)

뉴시스

입력 2019.12.21 20:22

수정 2019.12.21 20:22

서울맹학교 학부모회 등 청와대 인근 집회 "자신들 이득 위해 장애 아동들 권리 무시" "연이은 집회로 보행 연습 불가"…자제 호소 보수단체 "계속 길 막으면 정부 옹호로 간주" 서울 곳곳 집회…박근혜 지지, 검찰 개혁 등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21일 오후 서울맹학교 학부모회 등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 소음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12.21 s.won@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21일 오후 서울맹학교 학부모회 등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 소음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12.21 s.won@newsis.com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이 21일 눈 쏟아지는 거리에서 청와대 인근 집회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학부모들은 강추위 속에 "시각 장애 아이들이 힘들어 한다"며 집회를 자제해달라는 목소리를 냈다.

또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는 단체, 검찰 개혁 요구 단체 등이 집회를 열었다.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와 서울맹학교 학부모회 등 10여명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서울 종로구 청운동 새마을금고 인근에서 집회를 준비했다.


이들은 '너희는 한 번이지만 우리는 매일이다', '장애인 이동권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폭력과 욕설이 난무한 집회는 용서 못한다', '우리를 밟고가라' 등이 적힌 현수막을 마련했다.

한 학부모는 "주말 집회를 자제 해달라고 부탁했는데도 계속 해왔다. 아이들을 지키려고 나왔다"며 "자신들의 이득만을 위해 장애인 복지와 사회적 약자들의 얘기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들은 청와대 인근 집회 관련 소음 등에 대한 고통을 호소해왔다. 톨게이트 노동자들과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 등 다양한 단체 집회가 이어져 장애 학생들 학습과 주민 생활이 어렵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종로구청과 서울시 북부도로사업소가 한기총 측 농성장에 계고장을 전달하고 경찰은 보수·진보 단체 집회에 대한 제한 통고를 하는 등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학부모들은 한 아이가 '눈도 아픈데 왜 돌아다니느냐'는 말을 듣는 등 참기 힘든 상황이 이어져 거리에 나섰다고 했다.

집회 현장에서 한 학부모는 "한 아이가 토요일에 밥을 먹으러 가던 중 노년 여성이 눈 아픈 애가 왜 돌아다니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며 "자기 선배에게 그런 얘길 한 것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얘기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찾고 싶었지만, 앞이 안 보이는 아이지 않나. 부모 속이 얼마나 타들어 가겠나"라며 "이런 일들이 있으니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나오게 된 것"이라고 한탄했다.

다른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한기총 노래를 외울 정도", "아이들이 걷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집회가 이어지니 내보내기가 무섭다"고 했다.

이들 옆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측의 톨게이트 투쟁승리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이들 집회가 끝난 오후 3시4분께부터 일부 학부모는 노조 측 집회 참가자들에게 다가가 항의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범국민투쟁본부의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19.12.21.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범국민투쟁본부의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19.12.21. radiohead@newsis.com
민주노총 집회 종료 이후인 오후 3시42분께는 보수단체가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해 왔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보수단체와 학부모 측 사이에 약 17분 간 대치가 이뤄졌다. 보수단체 측은 청와대 인근으로 쇄도해 "다음주부터 길을 계속 막으면 대한민국 적화를 돕는 것"이라고 외쳤다.

보수단체는 또 학부모들을 상대로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를 막지 말라"라며 "앞으로 이런 행위를 계속하면 현 정부를 옹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방송했다.

학부모들은 보수단체 행렬이 청와대 인근을 선회해 지난 뒤 오후 4시3분께 기자회견을 열어 "집회 소음이 매일 지속되고 있다"며 "공문을 보내고 면담도 했지만 받아들이지를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향후 아이들 사회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보행수업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집회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행위다. 장애인, 학생들의 사정을 여러 차례 설명했는데 괴롭히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는 매주 토요일에 집회를 할 것이다. 월요일부터는 전광훈 목사 빌라 앞에도 집회 신고를 했다"며 "과도한 행위들이 중단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인근 이외에도 서울 곳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우리공화당 등은 서울역 앞과 여의도 등에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서초구 대검찰청 인근에서는 오후 4시30분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 측의 '서초달빛집회'가 진행됐다.
이들은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수사권 구조 조정 법안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오후 5시30분께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으며 검찰 개혁 필요성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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