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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제정책]타다 갈등 또 없도록…'한걸음 모델'로 사회적 타협 원칙 만든다

뉴시스

입력 2019.12.19 11:50

수정 2019.12.19 11:50

파급력 큰 규제 혁신에 초점…해커톤 등 대화 채널 활용 사회적 합의 촉매제될 '상생혁신기금' 조성 방안도 검토 규제샌드박스 200건 이상…내년 1월 종합 발전 방안 마련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프리랜서 드라이버 조합 설립추진위원회 회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인근에서 타다 금지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1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프리랜서 드라이버 조합 설립추진위원회 회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인근에서 타다 금지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16. bjko@newsis.com
[세종=뉴시스] 장서우 기자 = 정부가 차량 공유와 같은 신(新)사업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 걸음 모델'(가칭)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메커니즘은 신사업 도입 과정에서의 기존에 존재하고 있는 규제·제도와 상충하는 요소를 명확히 하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 전반을 조율하게 된다. 내년 상반기 중 핵심 원칙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정부가 19일 확대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규제 혁신 방안이 담겼다.


'한 걸음'이라는 말에 담긴 뜻은 각각의 이해관계자가 한 걸음씩 물러날 때 우리 사회의 큰 한 걸음도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해커톤' 방식을 활용해 데이터 3법의 돌파구를 마련한 사례가 있다"며 "규제 혁파 과제를 일관된 프로세스(process) 하에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매커니즘을 마련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국회에서 막혀 있는 과제들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모델에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파급력 있는 핵심 규제를 혁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공유 숙박, 공유 주방 등 공유 경제 부문과 첨단재생의료 활용도 제고 등 보건의료 부문, 산림 휴양 활성화 등이 예시가 될 수 있다.

규제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사회적 대화 채널을 구축·활용한다. 예를 들어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의 이해관계자를 특정하는 것이 비교적 쉽고, 규제의 전문성이 높아 일반 국민의 이해도와 관심도간 낮은 과제는 해커톤 방식을 활용한다.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모두 모여 끝장 토론을 거친 후 합의안을 도출하는 식이다. 일반 국민의 관심도가 높지만, 이해관계자 간 이견이 커 토론이 곤란한 과제의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 의사를 확인한 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국민참여방식을 쓴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후엔 ▲상생혁신기금(가칭, 혁신적 사업 모델 운영 시 기업, 소비자, 정부 등이 일정액을 출연하는 기금) ▲이익 공유 협약 체결 ▲협동조합 결성 ▲규제샌드박스 등 다양한 협의 수단을 선택적으로 활용한다. 상생혁신기금은 혁신적 사업 모델을 운영할 때 기업, 소비자, 정부 등이 일정액을 출연하는 기금으로 아직 운영 방안이 구체화된 것은 없다. 이미 내년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상황이라 내년 중 기금을 마련하려면 예비비 활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이해 조정을 위한 핵심 원칙과 아젠다(agenda)를 제시해 사회적 타협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계적 해결 ▲기대 이익의 합리적 배분 ▲객관적 성과 평가에 기반을 둔 제도 정비 등 3가지를 대(大)원칙으로 두고 사안별로 필요한 원칙들을 세부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타다와 택시 업계의 갈등 등 이해 갈등이 첨예한 이슈를 두고만 볼 수 없어 앞으로는 정부가 나서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진행형인 타다 이슈에 이 모델이 당장 적용될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

[세종=뉴시스]'한걸음 모델'(가칭) 프로세스. (자료 = 기획재정부 제공)
[세종=뉴시스]'한걸음 모델'(가칭) 프로세스. (자료 = 기획재정부 제공)
일정 조건하에 신산업·신기술 관련 규제를 면제·유예해주는 '규제샌드박스'는 산업적 파급력과 국민 체감도가 큰 사례를 중심으로 내년 중 200건 이상의 적용 사례를 추가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법령에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새로운 내용의 사업도 포함하고 스타트업(start-up)에 대한 적용을 늘린다. 신청 기업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 접수 기관도 신설한다.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얻은 기업에는 자금, 세제, 특허, 공공조달, 컨설팅 등 사업화 전(全) 단계에서 밀착 지원을 강화한다. 규제자유특구나 규제샌드박스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지원하고 실증특례비와 책임 보험료를 각각 최대 1억2000만원, 1500만원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 1월에는 규제샌드박스 시행 1주년을 맞아 제도 운영 과정에서 제기된 사항들을 보완 반영한 종합 발전 방안을 마련한다.

규제자유특구의 추가 지정과 함께 사업성과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및 사후 관리를 강화한다. 사전 컨설팅 강화, 지역별 전문가 협의체 운영 등을 통해 지역 특성에 맞는 예비특구사업을 발굴, 추가 지정까지 이어지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규제의 필요성을 공무원이 직접 입증하는 제도인 '규제입증책임제'는 적용 대상을 현행 행정규칙 1800여개에서 법률·시행령·시행규칙까지 확대 시행한다.

은행에서 환전 신청한 돈을 은행 외 주차장이나 식음료 매장 등에서도 수령할 수 있게 하거나 소액 송금 업체도 다른 업체로 송금 중개를 허용하는 등 샌드박스를 통해 핀테크 기업에 부여한 규제 특례는 외국환거래법령 내에 제도화를 추진한다.


이밖에 ▲바이오·헬스 ▲금융 ▲공유경제 ▲신산업 ▲관광 등 5개 영역에서 10대 규제 집중 산업 분야를 선정해 규제 혁신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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