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10시간 넘게 협상…조만간 서울서 8차 회의 열기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6 17:35 수정 : 2019.12.16 21:48

도쿄서 국장급 수출정책대화
'창고회의'때와 180도 변화
"수출 규제 복원 등 대화 지속"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국장·왼쪽)이 16일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 17층 특별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수출관리정책대화'에 앞서 이다 요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도쿄=조은효 특파원】 한·일 무역당국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약 1주일 앞둔 16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해제를 놓고 장장 10시간 넘게 줄다리기 협상을 한 결과 "수출관리 운용제도에 대해 상호 이해를 촉진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수출규제 복귀라는 현안 해결을 위해 대화를 지속하기로 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에서 후속회의(제8차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국장)은 이날 주일한국대사관에서 일본 측과의 협상 결과를 발표하며 "7월 1일(일본 측 수출규제 발표)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며 "일본 측으로부터 좀 더 실무적으로 확인할 사항은 있지만 한국 측 수출관리 체계에 대해 이해를 제고하고, 인식을 높였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정책관은 다만 수출규제 원상복귀와 관련,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일본 측 수출규제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맞물려있어 현실적으로 당장 철회될 가능성은 떨어진다. 다만, 일단 양측이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책대화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18분까지 10시간18분 동안 진행됐다. 양측은 이호현 정책관과 이다 요이치 경산성 무역관리부장이 수석대표로 마주했다.

양측은 오후 6시께 본회의를 마쳤으나, 이때부터 시작된 언론발표를 위한 최종 문안 작성 과정에서 신경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회의 결과에 대한 서울의 청와대·산업부 보고, 일본 총리관저 보고, 각각의 추가 지시가 맞물리면서 예상시간을 훌쩍 넘겼다.

한·일은 그간 만날 때마다 회의 결과를 놓고 각자 다른 주장을 내놨었다. 특히, 일본 측은 수출규제 직후인 지난 7월 열린 한·일 무역당국간 과장급 회의 당시 한국 측이 수출규제 철회를 요구하지 않았다거나, 일본 측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인지에 대한 발언이 없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지난달 22일 청와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발표와 관련해서도 지소미아와 수출규제와 별개의 문제라는 둥 협상 결과를 놓고 끊임없이 '딴소리'를 했다. 우리 측으로선 한·일 관계의 분수령이 될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만큼 '국내정치용 언론플레이'만은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이후 5개월 만이자 기존 수출관리에 관한 정책대화를 기준으로는 3년6개월 만에 열린 이날 정책대화는 기본적으로 '정상적인 대화 양식'으로 복귀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측은 지난 7월 홀대 논란을 일으켰던 '과장급 창고회의' 때와는 180도 달라진 태도로 우리 측 협상단을 맞이했다. 회의 시작 전 일측 대표인 이다 요이치 무역관리부장은 회의장 입구에 서서 이호현 정책관을 악수로 맞이했다. 다른 일본측 회의 참석자들도 한국 측 참석자들이 착석하기 전까지 회의 테이블 앞쪽에서 다소 굳은 표정으로 일동 기립한 상태였다.

이 정책관은 이다 부장에게 가볍게 웃으며 "굿모닝"이라고 인사를 건넸고, 이다 부장은 "웰컴, 플리즈"라고 화답했다.

취재진에 공개된 건 회의 시작 전 5~6분이란 짧은 시간이었으나,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발동 직후인 지난 7월 12일 같은 건물(경산성)에서 열린 과장급 회의 때와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대조적이었다. 이번엔 회담장 자체도 평소 경산상(장관)이 회의실로 자주 애용하는 잘 관리된 공간이었다. 물 한잔 없었던 지난번과 달리 참석자들을 위한 에비앙 생수와 커피 등도 준비돼 있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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