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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여성호르몬 수용체 검사, 영상검사로 정확하게 진단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2 18:07

수정 2019.12.12 18:07

뼈 등 조직채취 어려웠던 부위도… 영상검사로 정확하게 진단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문대혁 교수가 유방암 환자의 여성호르몬 수용체 진단을 위해 PET-CT사진을 판독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문대혁 교수가 유방암 환자의 여성호르몬 수용체 진단을 위해 PET-CT사진을 판독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유방암 여성호르몬 수용체 검사, 영상검사로 정확하게 진단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최근 암 조직을 직접 채취하는 조직검사 대신 영상검사 만으로 여성호르몬 수용체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습니다. 18F-FES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영상 검사를 통해 유방암 여성호르몬 수용체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진단법의 개발로 재발·전이 유방암 환자도 편하고 안전하게 여성호르몬 수용체 진단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처음 유방암을 진단하는 경우 조직이 악성종양인지 양성종양인지 판단하기 위해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조직검사를 하게 됩니다.
이때 떼어낸 조직으로 여성호르몬 수용체 검사도 함께 합니다.

조직검사는 여성호르몬 수용체 외에도 암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어 치료에 활용할 수 있어 필요한 검사입니다. 하지만 조직을 떼어내는 과정이 필요해 출혈이나 기흉의 위험이 있고 통증도 동반됩니다.

여성호르몬 수용체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유방암 환자들의 향후 치료방법을 결정짓는 필수 검사이기 때문입니다. 유방암 환자 중 70%를 차지하는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의 경우 호르몬에 의해 암세포가 성장하기 때문에 항호르몬 치료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여성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은 다른 방법으로 치료를 하게 됩니다.

특히 재발하거나 전이된 유방암 환자의 경우 여성호르몬 수용체 검사를 하는 유일한 방법이 조직검사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이된 부위가 여러 군데일 경우 모든 곳을 검사하기 어려웠습니다. 뼈에 전이된 경우 조직 채취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문대혁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조직검사가 어렵거나 불가능했던 재발 혹은 전이된 유방암 환자들도 안전하고 정확하게 여성호르몬 수용체 진단결과를 알 수 있게 돼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문대혁·오승준·채선영 교수팀은 2013년 1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재발 혹은 전이된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85명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국제암학회 표준 검사방법이었던 조직검사와 새로운 영상진단법인 18F-FES PET검사의 결과를 비교했습니다.

18F-FES(Fluoroestradiol)는 PET검사용 의약품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3생물학적 활성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18F-FES PET검사에서 양성으로 진단된 환자는 조직검사 결과 역시 100%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으로 진단돼 18F-FES PET의 유효성을 확인했습니다.


이 영상진단법은 18F-FES시약을 유방암 환자에게 주사한 뒤 PET 촬영을 통해 몸 전체에 전이된 병변을 한 번에 검사합니다. 소요시간도 15분 내외로 아주 짧고 통증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란셋 온콜로지(인용지수(IF)=35.386)에 게재됐으며 최근 임상 3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습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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