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홍수·태풍·가뭄 365일 실시간 대응… 재해와 싸우는 이들[내일을 밝히는 사람들]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1 17:06

수정 2019.12.11 17:06

24시간 물 관리 수자원공사 직원
전국 댐·보 정보부터 기후까지
종합상황판 한눈에 펼쳐져
재해위험 큰 5∼10월 집중 관리
AI 등 기술 활용해 예방에 최우선
지자체와 맞춤형 대책 내놓기도
지난 5일 오후 대전 대덕구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내 통합물관리센터. 물관리종합상황실 게시판에는 우리나라 전역에 있는 댐과 보의 발전량, 용수량을 비롯해 각종 기후정보, 가뭄 및 홍수 현황이 한눈에 볼 수 있게 펼쳐졌다. 종합상황판을 중심으로 마련된 사무실에서는 크게 '수량'과 '수질'을 담당하는 8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특히 홍수, 태풍과 같은 물 재해로 인한 비상사태에 대비해 종합상황실은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당직 근무자가 지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김선응 통합물관리처 차장은 "수자원 재해 위험이 높은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는 '자연재해 대책 근무 기간'으로 지정해 운영한다"며 "태풍이나 장마 예보가 되면 위험도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눠 대응하고, 경계 이상 단계에서는 본사에서만 10여명이 근무한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종합상황실에서 근무자가 기상화면을 살펴보고 있다. 물관리종합상황실은 불이 꺼진 밤에도 당직근무자가 근무를 서며 24시간 운영되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종합상황실에서 근무자가 기상화면을 살펴보고 있다. 물관리종합상황실은 불이 꺼진 밤에도 당직근무자가 근무를 서며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24시·실시간 물관리 안전관리체계

우수민 K-water 통합물관리처 사원은 6명으로 구성된 기상팀에서 기상 분석 업무를 맡고 있다. 기상청으로부터 실시간으로 각종 물 관련 정보를 받고 분석해 각 권역의 댐과 보 등으로 관련 정보를 보내는 역할이다. 수자원공사는 크게 우리나라 전역을 한강권역(수도권·강원), 금·영·섬권역(충청, 전북, 광주전남), 낙동강권역(대구경북, 경남부산) 등 3곳으로 분리해 권역별 통합물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우 사원은 "기상청 예보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실시간으로 지원하는 업무"라며 "기상청, 환경부 등 유관기관은 물론 권역에 나가있는 근무자와 메신저, 화상 통화 등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water는 "우리는 모든 물 위험으로부터 국민안전을 보장한다"는 경영원칙 하에 '재난관리'를 핵심과제로 정해 중장기 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이상기후 현상으로 재해 수준의 홍수, 가뭄, 한파 등 극한기후 현상이 더 자주,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있는 한반도의 경우 집중호우(시간당 50mm이상) 빈도가 1980년대에는 66회였으나 2000년 이후로는 111회로 68%나 급증했다. 2018년 한 해 동안에만 태풍 및 호우로 숨진 사람이 수백명에 달한다. 실제 △미국 동부 허리케인으로 32명 사망 및 76만가구 정전 △중국 태풍·폭우로 100여명 사망·실종과 2000만명 이재민 발생 △일본 폭우로 230여명 사망·실종과 이재민 1만여명 발생 △이탈리아 집중호우로 베네치아 75%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가뭄으로 인한 피해도 미국, 태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지구적으로 발생했다.

이에 K-water 2017년 물 관리 종합상황실을 완성하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국가 통합물관리 실현'의 기반을 마련했다.

■사후 피해복구에서 사전 예방체계로

과거 자연재해는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관련 기술의 발달로 사전 피해 예방체계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특히 자연재해의 87%는 태풍·호우 등 물 관련 피해로 그중 98.7%가 지방 중·소하천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대형 국가하천 피해액은 54억원 정도이나 지방하천은 4223억원으로 약 78배에 달한다.

지자체가 관할하는 중·소하천은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해 국지성 호우가 오면 홍수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자체의 재정여건과 전문 인력, 기술력의 한계로 피해 예방이 어렵고 사후 복구에 치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K-water는 50년간의 물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자체의 특성을 고려해 홍수를 실시간으로 관측, 분석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홍수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 남원시를 시작으로 무주, 군산, 진안, 인제, 홍천, 영양, 세종, 임실, 봉화, 장흥, 금산, 화천, 광주, 울산, 양구, 과천, 옥천, 산청, 화성, 신안, 전주, 경주 등 39개 지자체에 홍수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선응 차장은 "과거에는 선제적 홍수대응이 어려웠지만 통합관리를 통해 실시간 상황파악과 선제적 홍수대응이 가능해졌다"며 "이를 바탕으로 인적·물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가재정 절감은 물론 지자체의 홍수 대응능력도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맞춤형 가뭄대책

홍수와 함께 대표적인 물 재해인 가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K-water는 정부·지자체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지역맞춤형 가뭄대책을 지원하고 있다.

K-water내에 2015년 설립 된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는 기상이변에 따른 극한 가뭄에도 안전한 선제적 가뭄예방·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센터는 생활·공업용수 분야 전국 가뭄정보를 생산·제공하고 가뭄 대응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더불어 가뭄 취약지도를 제작하고 피해 예방을 위한 국민 교육 등도 시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2016년부터 전국 167개 시·군을 대상으로 가뭄 모니터링·전망 분석, 행안부·기상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가뭄 예보와 경보를 시행하고 있다. 2021년 완성 예정인 전국 가뭄 취약지도에는 가뭄 원인, 취약성 정량 분석을 통해 가뭄 대책 마련의 가이드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신철 언론홍보 차장은 "국민들이 가뭄을 체감하고 물 절약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가뭄정보 제공 및 가뭄관련 교육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최초로 K-water 내 가뭄교육체험시설을 구축해 국민이 동참하는 가뭄대응 체계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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