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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소주 3잔부터 간 손상… 혈액검사로 질병 진단해보세요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5 17:34

수정 2019.12.05 17:34

간섬유화 검사
女, 소주 3잔부터 간 손상… 혈액검사로 질병 진단해보세요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女, 소주 3잔부터 간 손상… 혈액검사로 질병 진단해보세요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연말에는 각종 송년회로 평소보다 술자리가 늘어납니다. 이로 인해 간은 더욱 바빠지게 됩니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 중 하나이면서 많은 역할을 담당합니다. 단백질, 당, 지방, 비타민 등 영양분 처리와 에너지 관리부터 담즙 생산을 통한 소화와 알코올 등의 해독 작용, 면역 기능 등 각종 대사물질을 화학적으로 처리하고 저장하기도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남자는 소주 5잔, 여자는 3잔 이상을 마시게 되면 간 손상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알코올이 간세포에 지방을 축적시키고 알코올의 대사산물은 간세포를 손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술을 자주 마시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될 시간이 없고 체내의 영양부족 상태를 초래하여 간질환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간은 심한 손상에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피부에 상처가 심하게 나면 흉터가 생기는 것처럼 간염 바이러스나 술, 또는 비알코올성 원인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한 간 손상, 간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정상적인 간 세포가 파괴돼 단단한 섬유화 조직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처럼 간이 돌덩이같이 딱딱하게 변하면서 정상적으로 수행하던 간 본래의 다양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간경화증(간경변증)이라고 합니다. 간경화증은 간섬유화 정도에 따라 복수, 정맥류, 간성 혼수 등의 여러 합병증이 올 수 있고 간암이 발생할 위험도가 높아지며 간부전으로 인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간경화증은 만성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 자가면역질환, 과도한 음주,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원인입니다. 하지만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도 과당이 많은 식음료나 인스턴트 식품, 고지방식품 등을 주로 섭취하면 간에 지방이 축적돼 만성 지방간염으로 진행되면 간경화증, 심할 경우 간암까지 발전할 수 있습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최리화 전문의는 "간질환 및 간 섬유화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병의 진행 속도는 유전적 및 다양한 환경적 인자 등의 영향으로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며 "이미 간 질환을 앓고 있거나 간 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사람은 간 섬유화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간 섬유화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혈액 검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혈액내에 존재하는 M2BP(Mac-2 Binding Protein)라는 단백질은 간 섬유화가 진행될수록 M2BPGi(Mac-2 Binding Protein Glycosylated isomer)라는 물질로 변화하게 됩니다. 혈액 내 M2BPGi가 다량 존재한다면 간 섬유화의 위험도가 높거나 이미 간 섬유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추정하며 이를 간 섬유화를 평가하는 데 이용합니다.


M2BPGi 검사는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간 섬유화를 진단하는 데 선별 검사로 안전하고 유용한 검사입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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