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양용택 서울시 재생정책기획관 "도시재생 핵심은 사람"[인터뷰]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5 17:07

수정 2019.12.05 17:09

"서울역 일대 변신도 주민들이 큰힘"
市, 중림·서계동 옛 건물 매입..마을회관·카페·서점으로 탈바꿈
활력 불어넣는 문화거점 시설로
"초기단계부터 주민 의견 수렴, 운영도 지역민 협동조합이 중심.. 일자리·수익 만드는 구조 만들것"
양용택 서울시 재생정책기획관
양용택 서울시 재생정책기획관

"과거 개발주의 시대에는 돈과 물건이 도시의 중심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려는 도시재생은 사람을 중심에 놓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시청에서 만난 양용택 서울시 재생정책기획관(국장·사진)은, 최근 개관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앵커시설에 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는 서계동과 중림동, 회현동에 도시재생 거점이 될 8개 앵커시설의 운영을 시작했다.

양 국장은 이 시설들에 대해 "한의학에서 병을 고치기 위해 침을 놓듯이, 해당 지역에 다시 활기를 돌게 하려고 배치한 주요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역 일대는 철도 때문에 단절된 공간이었다"며 "그런데 서울로7017이 생겨나면서 길이 연결되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오래된 골목길의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을 마련하면 침체한 지역에 활력이 생길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래서 지난 2016년부터 이 지역의 오래된 주택을 매입해 각 공간의 특성을 살려 앵커시설을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중림동에 마련된 '중림창고'는 오래된 판자 건물과 창고를 개조해 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했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심야책방'과 '심야살롱'등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서계동에는 '청파언덕집'이란 이름의 마을 카페, 공유 부엌과 공유 서가 등으로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될 서계동 '감나무 집' 등이 들어섰다. 또 공동육아시설이 마련된 도시형 마을회관 '회현사랑채', 음식을 테마로 도시와 사람이 교류하는 공간인 '검벽돌집', 청파서계 봉제장인들의 노하우를 전하는 '서계동 코워킹팩토리'도 문을 열었다.

서울역 일대 지역 주민에게 부족했던 문화생활과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우선 목표다. 또 지역 주민들이 직접 꾸린 사회적협동조합이 직접 이 공간을 운영함으로써 자생력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양 국장이 도시재생사업에서 '사람'을 강조한 것은 단순히 유입 인구를 늘리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재생 사업의 전 과정에서, 마을에 사는 사람(주민)이 주체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에 문을 연 앵커시설은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결과물"이라며 "지역별 주민협의체와 전문가 간의 워크숍을 꾸준히 개최해서 어떤 시설로 만들고, 운영은 어떻게 할 건지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축 단계에서는 공공건축가가 참여해 지역 주민의 의견을 다시 담아내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주민들과 함께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은 과제는 바로 영속성이다. 물적 공간은 서울시가 제공했지만, 앞으로 도시재생을 만들어가는 것은 주민들의 손에 달렸다.

양 국장은 "중림·회현·서계동 주민들이 조합원의 70%를 차지하는 '서울도시재생 사회적 협동조합'이 중심이 되어 민간과 협력해 앵커시설 운영을 맡는다"며 "도시재생 전문가와 활동가들도 참여해, 특색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일자리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8곳 앵커시설의 운영주체는 '서울역 해피루트 456'이다. 서울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과 '(주)요리인류'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든 회사다.


양 국장은 "서울역을 기점으로 동과 서로 나누어졌던 동네가 보행로로 연결됐고, 그 동네에 매력 넘치는 공간이 마련됨에 따라 지역에 활력을 더할 수 있게 되었다"며 "주민과 함께 마련한 이 공간에서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터전을 닦아나가겠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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