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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저물가 '소주성' 실패 증거…최저임금 올라도 소비는 '꽁꽁'

뉴스1

입력 2019.12.02 16:23

수정 2019.12.02 16:23

서울 도심의 식당가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도심의 식당가 ©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한재준 기자 = 최저임금이 오르면 원가 상승으로 물가는 오르지만 소비도 많이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경기가 살아난다. 이것이 현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모델이다. 그러나 최근 물가는 마이너스로 떨어질 정도로 저물가다. 최저임금 상승이 소비로 연결되지 못해 서비스부문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는 저물가와 관련해 '소주성'의 실패가 거론되는 이유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9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로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부터 0%대 상승률을 유지하다 지난 8월 0.0%로 떨어진 뒤 9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10월에도 물가상승률은 0.0%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지난달 4개월 만에 겨우 바닥을 벗어났다.

일시적 요인을 제거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11월 기준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 상승률은 0.6%로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지난 9월과 동일했다. 1999년 12월(0.5% 상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수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도 0.5%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역시 올해 6월(0.5% 상승)을 제외하면 1999년 12월(0.1% 상승) 이후 최저치다.

근원물가에서 비중이 큰 서비스 부문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1월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반적인 소비자물가 상승에 서비스 물가 기여도가 높았지만 물가 수준 자체는 낮은 편이다.

올해 서비스 물가상승률은 8월까지 대체로 1%대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9월 0.5%로 떨어진 뒤 두 달째 0.7%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초 물가상승률이 2%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다.

무상급식 영향으로 학교급식비가 대폭 하락하면서 외식 물가는 1.2% 오르는 데 그쳤다.

외식제외 물가상승률도 1.9%에 그쳤다.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한 이후 9개월째 1%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해외단체여행비 인하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낮은 서비스 물가로 인한 근원물가 하락은 공급과 수요측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공급측 요인이 서비스 물가를 끌어올려야 하지만 수요 부진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복지정책도 개인 및 공공서비스 물가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외식물가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공급측면에서 (물가) 플러스 요인이 있지만 수요가 안 좋다보니 물가가 올라가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의 복지정책이 서비스 물가를 낮추는 마이너스 공급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도 근원물가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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