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정세현 "美, 北에 채찍 휘두르면서 당근 주는 척 행동"

뉴스1

입력 2019.12.02 11:43

수정 2019.12.02 11:43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뉴스1 DB) 2019.8.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뉴스1 DB) 2019.8.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다

정 부의장은 1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 관한 북미협상이 계속 정체되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엔 '당근'을 먼저 줘야 하고, 그래도 통하지 않으면 '채찍'을 휘둘러야 한다"면서 "(미국이) 실제론 채찍을 휘두르면서 당근을 주는 것처럼 행동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올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비핵화의 구체적인 절차·방식과 그에 따른 보상 문제를 둘러싼 이견 때문에 결렬된 이후 미국 측에 한반도 문제에 관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해야 할 시점으로 올 연말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남은 기간 북미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할 경우 북한이 지난 2년간 중단해왔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 부의장은 현재 미 정부의 대북전략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모든 걸 버리고 무릎을 꿇기를 기다리는 것"이라며 이런 접근법을 바꾸지 않는다면 북한 또한 그들이 위협해왔던 대로 "새로운 길"로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북한이 북미협상에 관한 한국 측의 중재를 거부하고 한국과의 대화에도 응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선 "문제는 북한이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거부한 게 아니다. 미 정부가 한국에 (중재를) 촉진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 부의장은 북한이 지난달 23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안포 사격훈련을 실시,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선 북한이 '한국의 남북 합의 준수 의지'를 시험해보려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의 훈련이 남북합의 위반일 수 있으나 미국은 북한 측 행동의 행간(between the lines)을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담긴 외교적 메시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게 문제다. 난 그게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VOA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정 부의장의 직접적 비판은 '한미의 대북접근이 일치돼 있다'는 대다수 한국 정부 당국자들의 발표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미국 측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군의 한반도 주둔에 따른 한국 측 부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전문가일지는 몰라도 국제정치에 대해선 많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 부의장은 "미군의 이 지역 주둔이 미국의 세계적 지배력을 뒷받침한다"며 미국이 주한미군을 통해 관련 경비 이상의 것을 얻어가고 있음에도 그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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