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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민·하나·산은·기업銀, 미얀마 은행업 진출 '출사표'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5 15:58

수정 2019.11.26 10:03

미얀마 현지 최대 상업은행인 KBZ(칸보자) 은행 자동화기기(ATM) 부스 모습.
미얀마 현지 최대 상업은행인 KBZ(칸보자) 은행 자동화기기(ATM) 부스 모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신남방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은행·KEB하나은행·IBK기업은행·KDB산업은행이 '제2의 베트남'으로 불리는 미얀마에 은행업 인가를 받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이번에 미얀마 정부가 외국계 금융사에 그동안 허용하지 않았던 은행 현지법인 설립은 물론, 리테일 영업까지 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기로 하면서 국내 은행들이 현지 진출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KEB하나은행·IBK기업은행·KDB산업은행 등 4곳은 최근 미얀마 중앙은행에 은행 현지법인 설립 참여의향서(EOI)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미얀마 중앙은행은 지난 18일까지는 3차 은행업 인가를 위한 신청 접수를 받았고 국내 은행중 이들 4곳이 참여했다. 이들 은행들은 현재 미얀마 현지에 사무소를 운영 중인데 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얀마 중앙은행은 지난 2014년 1차로 외국계 금융사에게 은행업 인가를 내줬고 이후 2년 뒤인 2016년에 2차로 은행업 인가를 내준 바 있다.


미얀마 정부의 이번 3차 은행업 인가는 과거와 달리 현지법인 설립과 리테일 업무를 허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지점을 10개까지 낼 수 있고, 사실상 모든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부여받을 수 있어 국내 은행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은행업에 미얀마 정부의 규제가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사들은 소액대출(마이크로파이낸스·MFI) 법인을 설립해 영업을 이어왔다. 현재 국내 업체들이 미얀마에 설립한 MFI 법인만 14곳에 이른다.

은행들의 해외진출 단계는 사무소, 지점, 현지법인 순으로 진행되는데 지금까지 미얀마 정부는 외국계 금융사에게 지점까지만 개방했다. 이에 따라 현재 미얀마에는 13개 외국계 은행이 지점을 설립했으며, 한국계 은행 중에서 미얀마에 진출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신한은행은 2016년 양곤에 지점을 설립했다. 이미 지점을 보유한 신한은행도 3차 은행업 인가에 따라 현지법인 설립을 검토하기로 했다.

미얀마는 아직 각종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2011년 군부정권에서 준민간 정부로의 권력이양 및 시장개방, 2016년 순수 민간정부로의 정권 이양이 이뤄졌고, 5400만명에 이르는 인구와 풍부한 천연자원 등을 보유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곳이다. 아울러 미얀마 성인인구 중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비율은 26% 수준에 불과하고 제도권 금융기관 이용률은 13%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행정 절차가 낙후돼 있고 각종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미얀마는 아세안 경제권 연결의 전략적 요충지"라면서 "향후 투자 여건이 개선되면 다양한 기업들이 진출할 것이고 내수 시장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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