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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12월 한일정상회담..'최종담판' 내나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4 15:01

수정 2019.11.24 15:01

이르면 금주중 한일 실무급 회담 착수
보복규제 철회, 백색국가 복귀 등 의제 논의
내달 24일 예상되는 문-아베 정상회담서 탑다운 담판 예상 
[파이낸셜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장과 수출규제 재검토를 위한 실무협상을 맞바꾼 한일이 내달 24일께 한일간 정상회담 추진한다. 이르면 이번주 중 양국간 실무회담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우리측은 일본의 실질적 조치가 없으면 언제든지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일본은 수출규제와 관련된 대화를 시작했다는 데 방점을 찍는 등 양국간 '손익계산서'에 온도차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일정상회담 내달 24일 유력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은 23일 일본 나고야에서 한일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에서 강 장관은 일본측의 수출규제 조치가 조속히 철회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양국이 재개하기로 합의한 수출관리 당국간 대화가 궁극적으로 규제조치 철회로 이어져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특히 두 장관은 12월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일단 내달 24일을 전후로 한일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양측이 각각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며 "한중일 정상회담을 기회로 한일정상회담을 열자는 데 공감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회담에선 강제징용 판결 문제도 논의됐지만 서로의 기본 입장을 재차 확인하는 정도에 머물렀고, 앞으로 소통과 협의를 지속해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소미아 종료를 강행했으면 12월 한일 양자회담도 없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양자회담을 하나, 안 하나에 대한 논란만 있었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일 실무회담 금주 돌입
한일 양국은 수출규제 철회를 비롯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복귀 등 조건부 연장에서 '옵션'으로 걸었던 해당 의제를 놓고 일단 이르면 이번 주중 실무회담에 돌입할 예정이다.

워낙 첨예하게 대립했던 문제인 만큼 실무회담과 고위급 회담을 거쳐 보복 규제 철회를 포함한 다양한 양국간 관계 개선 방안 등을 놓고 세부사항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어느정도 걸러진 다양한 '잠정 합의사항'을 추스린 뒤 내달 24일 전후로 예상되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간 정상회담을 통해 '탑다운' 방식으로 담판을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개입으로 조건부 연장이라는 '시간벌기'에는 어느정도 성공했지만, 정작 중요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철회를 비롯해 백색국가 복귀 등 실질적인 후속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복안이다.

다만 일본 정부가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발표 이후 한국정부 입장과는 다소 톤이 다른 언급을 해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정부로선 구체적인 수출규제 철회나 백색국가 복귀 선언 등을 기대한 반면 일본 정부는 '대화시작'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韓 "조건부 유예"…日 "퍼펙트 승리"
우리정부의 공식 입장은 '종료 통보의 효력 정지'다. 일본의 추가 조치가 미진할 경우 언제든 지소미아 종료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포함시키고 반도체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철회하는 방식에 대해 어느 정도 일본정부와 합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장 발표 후 "우리 정부가 언제라도 이 문서의 효력을 다시 활성화 시킬 수 있다"며 "최종 해결은 일본 정부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은 사실상 '정치적 완승'이라는 반응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아베 총리가 주위 사람들에게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 "미국이 상당히 강해서 한국이 포기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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