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지소미아 연장에도 "수출규제와 무관하다"는 日...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2 20:52 수정 : 2019.11.22 20:59

韓청와대 "지소미아 언제고 종료시킬 수 있다" 압박 
日정부 "수출관리와 지소미아 관계없다" 주장
"국장급 대화는 韓이 WTO제소 중지했기 때문"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그대로 유지 
국장급 협상 결렬에 대비,韓 지소미아 종료 카드 무력화 의도  
모테기 외무상, 강경화 장관과 나고야서 회담 일정 조정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와 세계무역기구(WTO)제소 중단으로 일본으로부터 받아낸 것은 수출규제와 관련한 국장급 대화 추진이다. 현재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취하고 있는 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반도체 소재 품목에 대한 개별허가제와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제외 조치 등 수출규제 조치에 있어 양보는 얻어내지 못했다. 정부로선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라는 카드를 '압박수단'으로 쓰면서 향후 일본의 수출규제를 풀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WTO제소 중지·지소미아 얻어낸 日
22일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지소미아와 수출규제를 연계한 반면, 일본 정부는 "지소미아와 수출규제는 관계없다, 무관하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심지어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오후 6시 청와대의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발표가 이뤄진 동시간대에 급작스럽게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무역당국간 한·일 국장급 대화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지소미아와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국이 동시에 브리핑을 연 것이 '단순히 우연이냐'는 질문에도 "관계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경산성 관계자는 국장급 대화는 어디까지나 한국 측에서 WTO 제소 중지 방침을 정한데 따른 일본 측의 상응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산성 뿐만 아니라 모테기 도시미츠 일본 외무상도 "지소미아와 수출관리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지소미아 연장은 북한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전략적 판단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그러면서 "한국 측에 징용 배상 판결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하루 빨리 시정하도록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 룸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북한에 대한 대응을 위해 한·일, 한·미·일의 연계,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도 이런 전략적 관점에서 판단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와 지소미아간 연계를 부인하는 것은,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설령 양국 경산성과 산업통상자원부간 국장급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그때가서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꺼내들기가 무색한 분위기가 되도록, 양자를 철저히 분리해가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언제든지 지소미아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우리 정부와 "양자는 무관하다"는 일본 정부간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막판 물밑 협상..대화 궤도로
경산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스위스 제네바 WTO본부에서 열린 수출관리에 관한 한·일 양자간 협의가 평행선을 달린 채 종료된 직후, 외교경로를 통해 WTO제소 중지 입장을 전달했다. 역산하면 대략 이날까지 이틀에 거쳐 양국이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 WTO제소 중지, 수출규제를 놓고 막판까지 치열하게 물밑협상을 전개한 것이다.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 카드로 한·일 양국간 대화의 틀은 좀 더 활발히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모테기 외무상은 나고야에서 열리는 G20외무장관회담에서 "한국의 강경화 장관과의 회담(개최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경산성 역시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과장급 준비 회의를 시작으로 국장급 대화를 갖겠다는 계획이다. 무역관리에 관한 양국간 국장급 대화는 2016년 6월을 끝으로 3년 5개월간 중단된 상태였다. 활발한 정부간 대화가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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