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8년 전 잃어버린 외아들… 죽을 때까지 찾을 것"[잃어버린 가족찾기]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8 13:10

수정 2019.11.22 10:57

할아버지와 금촌시장 갔다가 실종
최근 기관 찾아 유전자 정보 등록
이동훈(31, 당시 3세)는 검정색 커트 생머리로 쌍커풀이 있었으며, 둥근 얼굴형의 외형 특징이 있다./사진=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이동훈(31, 당시 3세)는 검정색 커트 생머리로 쌍커풀이 있었으며, 둥근 얼굴형의 외형 특징이 있다./사진=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여태껏 못 해준 것들을 다 해 줬으면 좋겠어요. 어디서 아프지 않고 건강히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28년 전 외동아들과 이별한 이인수씨(57)는 아들을 찾을 때까지 '계속 전국을 헤맬 것 같다'고 말한 뒤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18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이동훈(31·실종 당시 3세)는 1991년 6월 20일 경기 파주시 금촌동 금촌시장에서 실종됐다. 평소 할아버지와 함께 시장을 자주 다녔는데, 할아버지가 친구들과 약주를 하는 사이에 혼자 놀다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동훈씨가 실종된 장소는 사람이 붐비는 시장이었지만 별다른 목격담이나 동훈씨의 행방에 대해 전해 듣지는 못했다. 심증이 가는 사람은 있었지만, 물증이 없어 추궁도 못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그는 "경찰서에 가서 바로 신고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접수도 안 돼 있더라"며 "친구를 통해 파주 지역신문에 올리기도 하고, 일본 방송까지도 출연해 봤지만, 제보 한 건 받아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동훈씨의 실종 후 가족 간에도 금이 갔다. 이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동훈씨의 할아버지이자 자신의 아버지에게 험한 말을 내뱉기도 했다.

그는 "부자간에 하지 말아야 할 말도 참 많이 했다. 임종 때 찾아뵙지도 못했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이씨는 동훈씨가 차도로 걸을 정도로, 나이답지 않은 듬직한 아이였다고 기억했다.
이씨는 "동네 이장도 '아들 하나는 잘 키웠다'고 말한 적도 있다"며 "당시 일이 좀 바쁘다 보니 동훈이와 아주 친해지지 못해, 너무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얼마 전 관련 기관에서 유전자 정보(DNA)를 등록하고 온 그는 요즘 들어 동훈씨의 생각이 더 많이 난다고 했다.


이씨는 "DNA를 등록하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이 뿌듯하기도 하고, '이 정보가 외국으로도 나가 아들을 찾겠구나'하는 생각에 눈물이 나더라"며 "아마도 동훈이를 죽을 때까지 찾으러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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