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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 사장 "LG화학 소송 조직적 증거인멸 없어, 결과 지켜보자"

뉴스1

입력 2019.11.18 06:00

수정 2019.11.18 11:53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LG화학이 2차 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관련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조기 패소 판결을 요청한 것과 관련, "조직적 증거인멸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 16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기자와 만나 LG화학이 제기한 배터리 영업비밀 및 특허침해소송과 관련, "소송에 전념할 것이며, 결과를 보면 알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LG화학이 "영업비밀침해 소송의 '증거개시'(Discovery)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광범위한 증거인멸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김 대표는 "소송이 제기된 직후 내부적으로 '자료에 손을 대지 말라'고 했다. LG화학의 주장처럼 조직적으로 자료를 은폐한 일은 절대 없다"고 부연했다.

지난 14일 LG화학은 보도자료를 내고 "ITC에서 진행 중인 '영업비밀침해' 소송의 '증거개시(Discovery)' 과정에서 드러난 SK이노베이션의 광범위한 증거인멸, 법정모독 행위 등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판결' 등 강도 높은 제재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에 따르면, ITC는 지난 10월3일 "LG화학 및 소송과 관련이 있는 '모든' 정보를 찾아서 복구하라"며 이례적으로 포렌식을 명령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이 이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자체 포렌식 전문가를 고용해 은밀하게 이를 진행했다고 LG화학은 주장했다.

김준 대표는 LG화학과의 화해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LG와는 대화할 상대방이 없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올해 선임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이 소송전을 이끌고 있다고 LG그룹에서는 주장하는데 그가 영입되기 전인 2017년부터 LG화학에서 내용증명을 보내 '영업비밀, 기술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큰 인력에 대한 채용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한 것만 봐도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해 온 일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언론이나 외부에 권영수 LG 부회장이 이 같은 소송건의 배경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소송제기한 이후) 내게 이번 소송 건과 관련해 'Nothing to lose'(잃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영수 부회장과 김준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동문으로 권 부회장이 4년 선배다.


김 대표는 "LG가 '잃을 것이 없다'고 하는데 '한국 기업들이 자국도 아니고 미국에서 쟁송하는 것을 해외에서는 어떻게 평가할지 생각을 해보았느냐, 국제적인 명성에도 흠이 생기는 피해는 왜 생각하지 않느냐'고 따졌다"며 " 기업들이 소송을 할 수도 있지만 때가 있는데, 이번 소송에 대해 5년, 10년 후 어떻게 볼지를 생각해보고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LG화학이 2014년 '대상 특허와 관련해 국내/국외에서 쟁송하지 않겠다'고 한 합의를 깨고 지난 9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추가로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에 대해서도 LG화학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LG는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내와 국외는 엄연히 다른 특허라고 주장하는데, 합의할 때 왜 굳이 국외라는 문구를 넣었겠느냐"며 "LG의 주장이 맞는다면 국외라는 문구 자체를 넣을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 이런 걸 고려해 국외에서도 쟁송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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