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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에 밀리는 국산맥주…출고량 5년 연속 감소

뉴시스

입력 2019.11.09 06:00

수정 2019.11.09 06:00

주류 국내 출고량 전년보다 3.2%↓…4년째 줄어 맥주 출고량 173만7000㎘…1년 전보다 4.8% 감소 희석식 소주, 2013년 이후 최저…탁주도 1.5%↓ 日 제품 불매운동·주세 개편, 국산맥주에 긍정적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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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박영주 기자 = 지난해 국산 맥주 출고량이 전년(2017년)보다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세금이 저렴한 수입 맥주의 '4캔에 만원' 물량 공세에 밀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를 기점으로 시작된 '노재팬'(No Japan) 운동으로 수입 맥주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고, 2020년부터 국산 맥주의 과세 방식 또한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국산 맥주의 반격도 예상된다.

10일 국세청이 발표한 '2019년 국세통계 2차 조기공개' 자료에 따르면 수입분을 제외한 주류 국내 출고량은 343만6000킬로리터(㎘)로 전년보다 3.2% 줄어들었다. 주류의 국내 출고량은 2014년 380만8000㎘로 정점을 찍은 후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주류 국내 출고량 중 맥주가 173만7000㎘로 전체의 50.6%를 차지했지만, 판매량은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 출고량은 1년 전보다 4.8% 감소한 173만7000㎘가 출고됐다. 2013년(206만2000㎘) 이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주류 국내 출고량의 26.7%를 차지하는 희석식 소주는 91만8000㎘로 1년 전보다 3.0% 감소했다. 희석식 소주는 2016년 93만2000㎘에서 2017년 94만600㎘로 증가했다가 1년 만에 다시 내려앉았다. 지난해 희석식 소주 출고량도 2013년(90만5903㎘)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탁주는 전년보다 1.5% 감소한 40만3000㎘에 그쳤다.

【세종=뉴시스】주세신고 현황(자료=국세청)
【세종=뉴시스】주세신고 현황(자료=국세청)

그동안 수입 맥주는 '4캔에 만원'이라는 마케팅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실제로 수입 맥주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15년 8.5%였다가 2018년(잠정치) 20.2%까지 올랐다. 반면 국내맥주는 2015년 점유율이 91.5%에 달했지만, 지난해 79.8%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지난 7월 일본이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대법원 판결에 반발해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수출규제 조치를 강행하면서 맥주 판매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일본 맥주를 포함한 수입 맥주 판매량은 줄어들고 이에 대한 기저효과로 국산 맥주의 판매량은 올라갔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확산된 지난 8월 기준 지난해 60.4%까지 치솟았던 수입맥주 매출 비중은 51.3%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39.6%로 맥을 못 추던 국산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48.7%로 올라갔다. '4캔의 1만원'에 속하는 편의점의 수입맥주 목록에서 일본 맥주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50년 만에 개편되는 주세(酒稅)도 장기적으로는 국산 맥주의 생존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2019 세법개정안'에 맥주와 탁주(막걸리)의 세금 방식을 '술값' 기준인 종가세에서 술의 양이나 알코올 농도를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담았다.

국산 캔맥주의 세금 부담을 낮춰 수입 맥주와의 '역차별'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현재는 국산맥주의 과세표준은 제조원가, 이윤, 판매관리비가 포함된 출고가격이 기준이지만, 수입 맥주는 이윤과 판매관리비가 제외된 수입신고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주세 개편안에 따르면 국산 캔맥주의 리터(ℓ)당 주세는 291원 감소한다.
주세·교육세·부가가치세가 포함된 총세금 부담은 ℓ당 415원 줄어든다. 다만 생맥주와 페트 맥주, 병맥주는 ℓ당 각각 311원, 27원, 16원 늘어나게 된다.
이 개편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경우 2020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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