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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뷔통 주가도 명품… 시총, 폭스바겐·HSBC 제쳤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8 17:21

수정 2019.11.08 17:21

코카콜라·보잉 시총과 맞먹어
소득 늘며 세계 명품 수요 증가
케링·에르메스도 몸값 대폭 상승
은행·자동차·석유는 계속 고전
루이뷔통 주가도 명품… 시총, 폭스바겐·HSBC 제쳤다
루이뷔통헤네시모아(LVMH), 케링, 에르메스 인터내셔널 등 프랑스 3대 명품 업체 주가가 올들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자동차부터 은행에 이르기까지 유럽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명품업체들이 치고 나오면서 주가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들 3개 명품업체 시가총액은 파리증시의 CAC-40 지수 편입 7대 기업 가운데 포함될 정도로 몸값이 높아졌다.

프랑스 최대은행 BNP파리바, 프랑스 최대 보험사 악사도 이들 3대 명품업체보다 시가총액이 작다. 대장주라고 할 수 있는 LVMH는 시총이 지난해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 유럽 최대은행인 HSBC를 제쳤다. LVMH 시총은 코카콜라, 보잉, 유럽 최대 석유업체 로열더치셸과 맞먹는 수준으로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명품은 소득 증가에 따른 꾸준한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이들 명품업체가 주식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품 대장주 LVMH는 지난 수년간 주가 고공행진 속에 사상처음으로 시가총액이 2000억유로를 넘어섰고, 케링과 에르메스 역시 2년 동안 급등세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의 무게중심 이동은 유럽 산업의 핵심이었던 은행, 자동차, 석유 등이 고전하는 가운데 명품이 그 빈자리를 얼마나 빨리 꿰차고 들어오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 속에서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빠르게 성장하던 중국 시장의 매출이 고점을 찍으며 하강세로 돌아서고, 선진국 시장 판매도 부진을 겪는 가운데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개발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야 하면서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유메이저들 역시 세계 경기둔화세 속에 수요 둔화로 석유·천연가스 시장이 침체되면서 고전 중이다. 그러나 대조적으로 LVMH, 구찌 브랜드를 소유한 케링, 버킨백 등을 히트시킨 에르메스 등 3대 명품업체들은 수년째 순풍을 맞고 있다. 소득 증가로 전세계 곳곳의 수요가 늘고 있고, 특히 중산층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명품 수요 덕에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이제 중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됐고, 그 와중에도 미국, 유럽 매출 역시 탄탄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정도다. 75개 브랜드를 갖고 있는 명품 재벌 LVMH는 올들어 주가가 60% 가까이 폭등했고, 매출은 16% 늘었다. LVMH는 다양한 브랜드와 가격으로 연령, 소득층 별로 구미에 맞는 명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세계 450여 매장을 거느린 루이뷔통이 LVMH 매출의 약 25%,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헤네시 코냑은 25달러부터 시작해 다양한 가격대로 고객을 끌어들인다. 세포라 화장품은 세계 곳곳 쇼핑몰에 입점해 있다. LVMH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뉴욕의 명품 보석상 티파니에 145억달러짜리 인수계약을 내밀었다. 약혼·결혼 반지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것으로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번스타인의 루카 솔차 애널리스트는 "세계 시장 여건이 명품 구매가 가능한 소비대중을 계속해서 확대할 수 있는 한 LVMH는 매우 유리한 위치에 계속해서 머물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렇다고 모든 명품업체가 호시절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프라다, 버버리 그룹 등은 고전하고 있다. 명품시장에서도 단일 품목으로 버티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WSJ은 다양한 브랜드를 갖춘 명품 재벌들은 단일 브랜드 명품업체에 비해 브랜드별 노하우와 마케팅·물류·부동산 등 다양한 부문의 비용을 분담할 수 있어 이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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