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계란,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와 연관 없어… 맛있게 드세요[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7 18:47

수정 2019.11.07 18:47

몸속 콜레스테롤 70%는 음식과 무관
자주 먹으면 오히려 심장병 예방에 좋아
콜레스테롤 수치 낮은 고지혈증 환자
하루에 계란 3개씩 먹어도 문제없어
계란,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와 연관 없어… 맛있게 드세요[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계란,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와 연관 없어… 맛있게 드세요[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콜레스테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계란 섭취를 줄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계란을 즐겨 먹으면 오히려 심장병·뇌졸중 등 혈관 질한 예방에 유익하다는 사실이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최윤재 교수는 7일 "콜레스테롤은 동물의 세포막 형성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부신피질호르몬, 성호르몬을 만드는데 필수성분이고 담즙의 원료로 이용돼 지방소화를 돕기도 한다"며 "건강한 성인의 경우 음식물에서 섭취하는 양이 많으면 간에서 합성하는 양이 줄어 일정량이 유지되도록 조절해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최고 영양 관련 정부 자문기구인 식사지침자문위원회(DGAC)는 지난 2015년 '계란 섭취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는 연관성이 없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중국 베이징공공보건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면 매일 달걀을 먹은 사람(하루 평균 0.79개)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으로 숨질 확률이 계란을 거의 먹지 않는 사람(하루 평균 0.29개)보다 18% 낮았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2004∼2014년 중국인 46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대규모 연구결과입니다.


또 영국의 BBC는 '계란 섭취에 대한 진실(The truth about eating eggs)'이란 제목의 지난 9월 17일자 기사에서 "요즘 의료계 등 학계에선 콜레스테롤 섭취를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보지 않는다"며 "계란을 섭취하는 것과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사이엔 아무 연관이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 몸 속 콜레스테롤의 약 70%는 음식과 무관하게 인체 내부에서 생성됩니다. 약 30%만 음식에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결국 고지혈증 환자가 아닌 사람은 아무리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하게 높아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고지혈증 환자에겐 계란을 1주일에 3개 이하로 먹으라고 권고합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다면 '삼시 세끼', 즉 하루 3개씩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식품 속 콜레스테롤(㎎)과 혈중 콜레스테롤(㎎/㎗)은 단위부터 다르다"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주로 올리는 것은 식품 내 포화지방이며 식품 속 콜레스테롤과는 관련이 적다"고 설명했습니다.

계란은 전체 지방의 60% 이상이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다른 동물성 식품에 비해 포화지방 비율이 낮아 노른자의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지만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섭취한 만큼 증가되지 않습니다.

계란연구회 이상진 회장은 "영양실조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노인에게 계란은 각종 질병의 예방을 돕는 필수 식품"이라며 "노인의 근육 감소(근감소증)을 억제하는 최고급 단백질을 섭취하고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의 섭취를 줄이려면 계란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계란에는 콜린과 루테인이 풍부합니다.
콜린은 알츠하이머병 예방 성분이며 간 보호 작용을 합니다. 태아의 뇌 발달과 기형아 출산 예방에도 기여합니다.
계란 노른자는 시력이 좋아지고 안질환 위험을 낮추는 색소인 루테인의 좋은 공급원 중 하나입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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