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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서 빛나는 강심장 SON…UCL 5호, 득점레이스 3위

뉴스1

입력 2019.11.07 11:46

수정 2019.11.07 11:46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선수를 평가하는 여러 잣대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큰 무대에서의 활약상'이다. 부담이 덜한 무대에서만, 전력이 약한 상대와의 경기에서만 좋은 활약을 보이는 선수와 꼭 필요할 때, 팀이 어려울 때 보약 같은 선물을 안기는 선수의 가치가 똑같을 수 없다. 큰 선수는 큰 무대에서 더 빛난다.

그런 측면에서 손흥민은 상당히 좋은 선수다. 이번에도 위기에 순간 빛을 발했다. 팀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자신의 상황이 괴로움에 처했을 때 강인한 정신력으로 극복, 승리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토트넘이 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라이코 미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2차전까지 1무1패로 부진했던 토트넘은 즈베즈다를 제물로 2연승, 반전에 성공했다.

승리의 주역은 손흥민이었다. 지난달 23일 런던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도 즈베즈다를 상대로 멀티골을 기록, 5-0 대승을 견인한 손흥민은 이번 원정에서도 홀로 2골을 터뜨려 가장 빛났다. 손흥민 덕분에 조별리그 탈락 위기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지난시즌 준우승 팀 토트넘은 16강 진출을 위한 청신호를 켰다.

특히 이날은 개인적 악재를 극복한 활약이라 더 값졌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에버튼과의 EPL 11라운드 원정에서 후반 34분 고메스에게 비하인드 태클을 시도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고메스가 큰 부상을 입었고 손흥민도 정신적인 충격이 심했다. 악의가 전혀 없던 사고였으나 심리적으로 크게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경기 시작부터 높은 집중력을 보였고 후반 13분과 15분 잇따라 골을 터뜨리면서 대승의 견인차가 됐다. 차범근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을 경신하던 뜻깊은 순간이었으나 손흥민은 포효 대신 손을 모이고 미안함을 전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만큼 온전히 경기에만 집중했던 손흥민이다.

경기 후 손흥민은 "요 며칠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사고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한 마음뿐"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나는 팀을 위해 더 집중했어야했고 나를 응원해주는 이들을 위해 그것이 옳은 선택이라 판단했다"며 극복할 수 있었던 마음가짐을 전했다. 믿고 기용한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은 스스로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임을 입증했다. 오늘 그가 보여준 활약이 자랑스럽다"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날 득점은 올 시즌 손흥민의 6·7호골이었다. 흥미롭게도 그중 5골이 '꿈의 무대'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왔다.

2차전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뽑아낸 것을 비롯해 즈베즈다와의 3, 4차전에서 각각 멀티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3경기 연속골과 함께 5골을 작성,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어 호들갑을 떨 정도의 시점은 아니나 지금까지는 득점왕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2019-2020시즌 UCL 득점 레이스에서 손흥민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황희찬의 잘츠부르크 동료 엘링 홀란드로 271분을 뛰며 7골을 작성했다. 2위는 바이에른 뮌헨의 간판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로 360분 동안 6골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손흥민과 맨체스터 시티의 라힘 스털링이 5골이다. 스털링은 304분을 뛰면서 5골을 넣었고 손흥민은 250분 동안 작성한 골이다.

2019년으로 기간을 넓히면 9골로 늘어난다. 손흥민은 지난 2월부터 진행된 2018-2019시즌 UCL 토너먼트에서 4골을 기록했다. 보르시아 도르트문트와의 16강에서 1골을 넣었고 강호 맨체스터 시티와의 8강에서는 홀로 3골을 넣어 4강행을 이끌었다.


지난시즌 막바지와 이번 시즌 초반을 합쳐 2019년 손흥민이 UCL에서 넣은 9골은 스털링과 함께 공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 시즌 '미친 활약'으로 7골을 넣은 홀란드 그리고 리오넬 메시가 나란히 7골이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6골을 넣었다.


한국 축구계는 지금 톱클래스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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