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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밤…대승 견인, 대기록 달성, 마음담은 사과 '최고평점'

뉴스1

입력 2019.11.07 07:21

수정 2019.11.07 07:2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며칠 전 악몽을 꿨던 손흥민이 스스로의 힘으로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영광스러운 대기록을 작성하면서 팀의 대승도 견인했다. 동시에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큰 부상을 입은 고메스를 향해 마음을 담은 사과도 전할 수 있었다.

토트넘이 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라이코 미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그중 절반이 손흥민의 발에서 나왔다.

경기에 앞서 손흥민에게 큰 악재가 있었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에버튼과의 EPL 11라운드 원정에서 후반 34분 고메스에게 비하인드 태클을 시도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고메스는 태클 이후 오리에와도 부딪히면서 발목 쪽에 큰 부상을 당했는데, 상태를 지켜본 손흥민은 머리를 부여잡고 울먹였을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트라우마'를 걱정할 정도였고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서는 경기 출전을 자제시키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도 들렸다.

하지만 포체티노의 생각은 달랐다. 의도가 없던 사고로 인해 움츠러들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포체티노는 손흥민을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감독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고, 손흥민은 그가 가장 사랑하는 축구를 통해 정신적 괴로움을 극복했다.

손흥민은 1-0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후반 13분 박스 안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즈베즈다 골망을 크게 흔들었다. 이 골로 개인통산 122번째 득점을 작성한 손흥민은 레전드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보유하고 있던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득점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한국 축구사를 새로 쓰던 역사적 순간, 손흥민은 기쁨의 포효 대신 조용히 손만 포개었다. 고메스를 향하는, 또 팬들을 향하는 마음이 느껴지던 장면이다.

손흥민의 활약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불과 2분 뒤 대니 로즈의 낮은 크로스를 가볍게 밀어 넣으며 멀티골까지 작성했다. 시즌 6, 7호골을 동시에 작성하며 통산 기록도 123골로 늘렸다.
손흥민의 맹활약을 앞세운 토트넘은 결국 4-0 완승을 거두며 UCL 2연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유럽축구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선수 통틀어 최고인 9점을 부여했다.
물론, 숫자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활약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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