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인터뷰] "韓 증시 전저점 지났다… 반도체 회복, 외국인 불러들일 것"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5 17:39

수정 2019.11.05 17:39

션 테일러 DWS 아시아태평양 최고투자책임자
그동안 외국인 빠져나간 이유로 신흥시장 엑소더스의 일환 진단
낙폭 지나치고 원화약세 매력적
[인터뷰] "韓 증시 전저점 지났다… 반도체 회복, 외국인 불러들일 것"
션 테일러(사진) DWS(옛 도이치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신흥자본시장 대표는 "한국 주식시장이 전저점을 지났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외국인 자금이 많이 빠져나갔지만 현재 수준은 적정선을 넘었다는 판단이다. 원화약세로 수출 가격이 매력적으로 변한 것도 한몫했다.

■외국인투자자 韓 다시 찾을 것

최근 방한한 테일러 CIO는 5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빠져나간 것은 전체적으로 신흥국 시장에서 일어난 엑소더스의 일환"이라며 "현재 낙폭은 지나친 만큼 다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다시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순매수액은 2016년 12조1090억원에서 2017년 10조1800억원으로 줄더니 2018년에는 6조678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해외 투자자들은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지난 8월부터 두 달에 걸쳐 3조6000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주식의 시가총액은 모두 555조493억원(141조4948억2000주)이었다. 이달 4일에는 573조6898억원(141조5657억8000주)으로 증가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봉합 수순에 있는 것과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다. 그는 "최악의 상황은 이미 지났다.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라며 "무역의 최저점을 찍은 만큼 앞으론 무역으로 좋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년에 회복돼 신흥국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한국의 반도체의 회복 전망도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증시 컴백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D램 가격은 크게 오르기보다 유지되겠지만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5G 상용화가 2020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수출 가격 경쟁력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일본 엔화, 달러는 안전 화폐로서 환율 강세가 예상된다"며 "반면, 원화는 반도체 등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런 부분이 앞으로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61.10원(4일 기준)으로, 지난 8월 13일 1223원 대비 61.90원 떨어졌다. 하지만 2018년 4월 6일 1054.00원에는 한참 못미친다.

■성장률 낮아져도 침체는 아냐

테일러 CIO가 제시한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9%다. 올해 2.3%에서 0.4%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2.2%로, 내년은 1.9%로 전망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1.8%, 내년은 1.7%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소비 위축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보다 무역 사이클에 따른 영향이 클 것으로 본다"며 "미·중 무역관계가 나아진다면 중국의 성장률에 의거 한국 시장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리세션(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한국의 생산 및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인다는 이유다. 통계청이 집계한 소비자물가가 9월 -0.4%를 기록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온 상황에서 말이다. 한국과 일본간 관계가 예전 대비 회복하고 있어 원화가 예전 대비 강세를 보이는 것도 한몫했다.

이에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봤다. 채권의 경우 신흥국이 선진국 대비 밸류에이션(가치) 디스카운트(하락) 되서다.
테일러 CIO는 "신흥국 중 좀더 발전된 한국은 미국과 비슷한 이자율을 보이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를 사는 것보다 한국 시장의 투자등급채권을 사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의 국채 투자가 수익률이 더 높겠지만 펀더멘털을 고려해 신흥국 시장 중 아르헨티나, 터키 등은 조심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2020년은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추고 양적완화를 도입하면서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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