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북한전문가'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28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향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더욱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영변 카드만 움켜쥐고 변화가 없다면 결국 이는 핵 능력을 고도화하겠다는 의미와 연결되고, 미국도 당연히 줄 것이 없고, 백날 협상을 한들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죽은 말을 새 말 값을 받고 팔겠다는 의도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이사장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 정부의 북핵 수석으로 6자회담 대표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이명박 정부에선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맡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북핵문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특히 최근 북한이 북미대화 재개 시도 과정에서 평화무드가 무색할 정도로 한국을 비방하고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선미후남·통미봉남' 정책을 펴는 것에 대해 "이용가치가 크게 떨어졌고, 미국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설득해주지 않는 한 방해꾼 밖에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 주변에 북핵의 본질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고 대통령의 인식도 부족하니 결국 이런 상황이 펼쳐지게 된 것"이라며 "결국 결렬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불신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천 이사장은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러나 외교에서는 1%의 가능성도 있다면 시도를 해봐야 한다"며 "그 1%가 0%가 됐을 때 군사적 해결이나 플랜B를 논해야지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핵화가 안 된다는 것을 너무 강조해 협상의 여지까지 잃는다면, 북한의 핵을 인정해주고 다른 나라로의 핵 이전·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막는 수준에서 끝나는 우리로서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협상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이사장은 최근 유튜브에 '천영우 TV'를 개국하기도 했다. '복합 방정식'인 북핵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외교현안,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분석, 설명해주기 위해서라는 게 천 이사장의 소박한 포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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