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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카드만 움켜쥐고 협상 힘들어..北, ‘+α’로 비핵화 의지 보여줘야" [인터뷰]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8 18:03

수정 2019.10.28 18:08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28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본지와의 현안인터뷰를 통해 한반도 외교안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28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본지와의 현안인터뷰를 통해 한반도 외교안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앞으로 북한 비핵화의 성패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외에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포기 의지와 비핵화 진정성을 밝히느냐에 달렸다"

'북한전문가'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28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향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더욱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영변 카드만 움켜쥐고 변화가 없다면 결국 이는 핵 능력을 고도화하겠다는 의미와 연결되고, 미국도 당연히 줄 것이 없고, 백날 협상을 한들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죽은 말을 새 말 값을 받고 팔겠다는 의도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이사장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 정부의 북핵 수석으로 6자회담 대표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이명박 정부에선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맡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북핵문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특히 최근 북한이 북미대화 재개 시도 과정에서 평화무드가 무색할 정도로 한국을 비방하고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선미후남·통미봉남' 정책을 펴는 것에 대해 "이용가치가 크게 떨어졌고, 미국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설득해주지 않는 한 방해꾼 밖에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 주변에 북핵의 본질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고 대통령의 인식도 부족하니 결국 이런 상황이 펼쳐지게 된 것"이라며 "결국 결렬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불신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천 이사장은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러나 외교에서는 1%의 가능성도 있다면 시도를 해봐야 한다"며 "그 1%가 0%가 됐을 때 군사적 해결이나 플랜B를 논해야지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핵화가 안 된다는 것을 너무 강조해 협상의 여지까지 잃는다면, 북한의 핵을 인정해주고 다른 나라로의 핵 이전·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막는 수준에서 끝나는 우리로서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협상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이사장은 최근 유튜브에 '천영우 TV'를 개국하기도 했다.
'복합 방정식'인 북핵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외교현안,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분석, 설명해주기 위해서라는 게 천 이사장의 소박한 포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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