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경심 구속'에도 여전히 둘로 나뉜 거리…"檢개혁" vs "정권퇴진"

뉴스1

입력 2019.10.26 21:22

수정 2019.10.26 21:22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적폐청산연대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내란음모 계엄령문건 특검 촉구를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적폐청산연대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내란음모 계엄령문건 특검 촉구를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적폐청산연대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내란음모 계엄령문건 특검 촉구를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적폐청산연대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내란음모 계엄령문건 특검 촉구를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북유게사람들'(북유게)은 26일 오후 5시쯤부터 서초역과 교대에서 '검찰이 범인이다' 3차 집회를 열고 "정경심을 석방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라"고 외쳤다.2019.10.26/뉴스1© News1
'북유게사람들'(북유게)은 26일 오후 5시쯤부터 서초역과 교대에서 '검찰이 범인이다' 3차 집회를 열고 "정경심을 석방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라"고 외쳤다.
2019.10.26/뉴스1© News1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며 적폐청산연대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2019.10.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며 적폐청산연대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2019.10.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우리공화당이 26일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우리공화당 제공) 2019.10.26/뉴스1© News1
우리공화당이 26일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우리공화당 제공) 2019.10.26/뉴스1© News1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민선희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23일 구속된 이후 첫 주말인 2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 이슈에 관한 찬반집회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은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두고 지난 19일에 이어 또 한번 갈라졌다.

검찰 개혁을 촉구하며 지난달부터 10차례 집회를 개최해온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적폐청산연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여의도공원 앞에서 11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보수성향 단체 '자유연대'도 같은 시간 국회 앞에 모여 조 전 장관을 구속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서초동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의 게시판에서 파생된 '북유게사람들'(북유게)이 정 교수 구속과 관련해 검찰과 법원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광화문에서는 보수 성향 단체가 매주 주말마다 개최하고 있는 정권 퇴진·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를 이어갔다.

◇"정경심 석방하고 공수처 설치…법원도 '정경심 구속' 공범"

여의도공원 일대에서 열린 적폐청산연대 집회 참가자들은 LED 촛불과 '응답하라 국회'라 적힌 노란 풍선, '설치하라 공수처' '다시는 지지 않을 것입니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도로를 채웠다. 여의도공원 앞 5~8개 차로 통행이 집회를 위해 통제됐는데, 주최 측은 참석 인원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내란음모 계엄령특검' 팻말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군인권센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촛불집회 계엄령 문건을 새로 공개하며 재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이날 집회에선 정 교수의 구속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왔다는 정민경씨는 "어느 정치인의 아들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블랙박스를 떼다 이틀 후 제출했는데도 불구속, 야당 전 의원의 딸도 미국에서 1급 증상 마약을 밀반입했는데 불구속 수사를 받는다"며 "음주운전이나 마약보다 정 교수 딸의 동양대 표창장이 위험하냐"고 되물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해 뇌물과 직권남용·업무방해 등 혐의로 네 차례 고발했는데, 검찰은 첫 고발 40일이 되어가는데도 단 하나의 수사도 하지 않고 있다"며 "나 원내대표를 비호하는 검찰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득달같이 수사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집회를 이어가던 적폐청산연대는 오후 7시50분쯤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영등포동에 있는 자유한국당 당사 앞까지 행진해 공수처법 통과를 압박할 방침이다.

인근에서는 상반된 성격의 단체 자유연대도 집회를 열고 있었지만 개최 장소가 다소 떨어져 있어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여의도 일대에 76개 부대를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북유게도 이날 오후 5시쯤부터 서초역과 교대역 사이에서 '검찰이 범인이다' 3차 집회를 열고 "정경심을 석방하고 공수처를 설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유게 집회 참가자들은 서초역 방향 전 차로와 반대방향 두 개 차로를 채웠는데, 주최 측은 참가 인원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에 항의한다는 의미로 법원삼거리 앞에 주무대를 설치했고, 무대 양옆으로는 총 6개의 전광판을 세웠다. 집회에는 Δ정 교수 석방 Δ공수처 설치 Δ검찰개혁 Δ윤석열 검찰총장 규탄이 주요 의제로 올랐다. 무대에는 정 교수의 구속이 사법부의 사망을 의미한다며 '근조(謹弔) 사법부'가 적힌 피켓이 올라왔다.

무대에 오른 한 시민은 "정 교수가 구속됐다는 소식을 듣고 열받아서 자유발언을 신청했다"며 "이미 수십번 압수수색을 당했는데 '도주 우려가 있다'는 구속영장 발부 사유가 말이 되느냐"고 외쳤다. 경찰은 주변 질서 유지를 위해 13개 경찰 부대를 서초동 현장에 배치했다.

◇보수단체 "檢, 국민 눈높이서 해줘 고맙다…이제는 조국 구속"

보수성향 단체들은 공수처를 설치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한편 정 교수에 이어 조 전 장관도 구속돼야 하고, 현 정권은 퇴진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이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40주기였던 만큼 이들 단체는 더욱 보수 진영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이날 국회의사당역 4번과 5번 출구 일대에서는 자유연대가 공수처 설치 반대·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오후 4시쯤부터 열었다. 의사당대로 1개 차로와 인도에 늘어앉은 참가자들은 '공수처 반대' '문재인 탄핵' '조국 구속'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자유연대 관계자는 이날 집회에 2000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는 "검찰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잘해주고 있어 고마운 상황"이라며 "공수처 설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가 구속됐으니 이제 몸통(조 전 장관)을 구속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일두 나라지킴이 고교연합 회장도 "정권의 하수인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게 검찰개혁의 본질인데 공수처는 정권이 (수사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매주 토요일 서울역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우리공화당은 이날은 오후 12시30분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서초구 강남성모병원 앞에서 모인 뒤 오후 4시부터는 광화문으로 장소를 옮겨 집회를 진행했다. 오후 6시쯤부터는 청와대 앞으로 이동, 오후 7시40분쯤 해산했다. 우리공화당 측은 병원 앞에는 5만명이, 광화문에는 10만명의 인원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철야집회와 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1시부터는 박정희 전 대통령 40주기 추모식을 열고, 오후 5시30분쯤부터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다.
범투본은 25일과 26일이 '혁명의 날'이라면서 현 정부가 실정을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혜화역에서 조 전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던 대학생 연합단체 '한국대학생연합'은 이제는 조 전 장관이 구속돼야 한다며 광화문 일대에서 '조국 구속 페스티벌'을 열었다.


'전국대학생연합촛불집회'(전대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이들은 "조 전 장관 사퇴로 이 사회에 만연한 특권층의 부당한 혜택과 불공정행위, 사회제도의 모순과 부조리가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대학생연합은 건강하고 깨끗한 대한민국 건설을 추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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