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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조직위 "韓 욱일기 금지요청 무시하는게 좋다"

뉴스1

입력 2019.10.24 15:14

수정 2019.10.24 15:14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한국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내년 도쿄올림픽 때 경기장 내 '욱일(旭日)기' 반입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23일 오후 후지TV에 출연, 한국 정부가 최근 국제올림픽조직위(IOC)에 '욱일기의 도쿄올림픽 경기장 반입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한 데 대해 "정치 문제는 올림픽에 갖고 들어와선 안 된다. 정당한 방식이 아니다"며 "무시해버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침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전 제국주의 시절부터 육·해군 깃발로 쓴 전범기로서 현재도 육상·해상자위대의 깃발로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침략전쟁 사실을 부정하는 현지 극우단체 회원들은 주요 행사 때마다 이 욱일기를 내걸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측의 올림픽 경기장 내 욱일기 반입 허용은 '올림픽에선 어떤 종류의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올림픽헌장 제50조2항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욱일기 문양은 일본 어선들이 풍어(豊漁)를 알리는 풍어기(大漁旗·다이료바타)나 회사 깃발 등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 깃발을 내거는 것 자체는 정치적 선전이 아니다"고 강변하고 있다.


모리 위원장 또한 이날 방송에서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오히려 한국 측이 욱일기를 정치적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는 주장을을 편 것이다.

모리 위원장은 "(작년 2월) 강원도 평창올림픽 때 우린 여러 가지 의미로 (한국 측에) 협력했다"는 말도 했다.

이어 그는 욱일기와 더불어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지난 2011년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福島)산 식재료를 공급하기로 한 데 따른 논란에 대해서도 "다 끝난 문제"라고 재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모리 위원장의 발언과 달리 평창 올림픽 땐 일본의 항의 때문에 한국 측에서 남북한 선수단의 개회식 입장 때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며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일본을 방문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나기도 한 모리 위원장은 "이 총리가 (한일관계를) 걱정하고 있어 많이 격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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