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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660억 땅을 330억에… 금호그룹 '헐값매각'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5 17:57

수정 2019.10.16 08:24

골프장 개발 늦어지고 부채도 부담
채권단 주도 계룡건설에 매각 추진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진행 중인 금호아시아나가 장부가격의 절반에 골프장 부지를 팔아야 할 처지다. 당장 골프장 개발 여력이 부족한 데다 인허가 시한이 임박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CC 여주'(가칭) 부지를 계룡건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호리조트는 경기 여주군 북내면 중암리 일대 102만여㎡에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 건설을 추진해왔다.

부지 매각을 위한 내부 실사와 채권단 승인까지 마친 상태로, 금호아시아나 측의 최종 결정만 남았다. 장부가격은 약 660억원이지만 매각가격은 320억~330억원대로 거론되고 있다.


금호리조트가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는 지난 2006년 사들인 부지의 골프장 개발 인허가 시한이 올해 말로 다가왔음에도 공정률이 6월 말 기준 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개발을 마치지 못해 인허가가 취소될 경우 임야로 바뀌고, 이렇게 되면 가치가 100억원대로 추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성 골퍼 증가와 주52시간 근무제 등의 영향으로 최근 골프장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전년 대비 40~60% 이상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번 부지매각은 채권단 주도하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입장에선 추가 개발보다는 부채 정리가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계룡건설은 낮은 가격으로 골프장 부지를 인수해 개발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에 정통한 업계관계자는 "금호 오너가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재계에서 알아주는 골프광으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며 "박 전 회장의 딸 세진씨도 지난해 7월 금호리조트의 경영관리담당 임원으로 선임되는 등 금호가는 골프장에 애착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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