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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가 자백한 청주 살인사건 2건 '확인'(종합)

뉴스1

입력 2019.10.15 11:49

수정 2019.10.15 14:25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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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월 27일 충북 청주시 가경동 택지조성공사장에서 박모양(당시 17세)이 성폭행 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장소. (중부매일 제공) © News1 김용빈 기자
1991년 1월 27일 충북 청주시 가경동 택지조성공사장에서 박모양(당시 17세)이 성폭행 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장소. (중부매일 제공) © News1 김용빈 기자


1991년 3월7일 오후 8시쯤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의 한 셋방에서 주부 김모씨(당시 29세·여)가 숨진 채 발견됐다.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는 범행 추정 장소는 현재 폐가로 방치돼 있다. © 뉴스1 박태성기자
1991년 3월7일 오후 8시쯤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의 한 셋방에서 주부 김모씨(당시 29세·여)가 숨진 채 발견됐다.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는 범행 추정 장소는 현재 폐가로 방치돼 있다. © 뉴스1 박태성기자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박태성 기자 =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자백한 2건의 청주 사건은 1991년 발생한 '가경동 여고생 살해 사건'과 '남주동 주부 피살 사건'으로 확인됐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이춘재의 범행으로 추정되는 화성사건 10건과 그가 추가로 자백한 4건의 사건을 특정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춘재가 밝힌 추가 범행은 Δ1987년 12월 수원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 Δ1989년 7월 화성에서 있었던 초등학생 실종사건 Δ1991년 1월 청주 가경동 여고생 살인사건 Δ1991년 3월 청주 남주동 주부 살인사건 등이다.

이 중 여고생 살인사건은 1991년 1월27일 가경동 택지 조성공사장에서 박모양(당시 16세)이 성폭행 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인근 방적 공장을 다니던 박양은 전날 오후 8시30분쯤 기숙사에서 나와 집을 향하던 중 납치됐다.

인근 가경동 택지개발 공사장으로 끌려 간 박양은 다음날 오전 10시50분쯤 깊이 1.5m, 지름 1.2m의 하수관에서 쭈그려 앉아 숨진 채 발견됐다.

입에는 양말이 물려 있었고 양손과 양발은 속옷으로 결박돼 있었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박양이 성폭행을 당한 뒤 목 졸려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당시 지역 신문은 경찰이 사건현장에서 200미터 떨어진 굴삭기 옆에 숨어 있다가 달아난 굴삭기 운전사의 뒤를 쫓고 있다고 기록했다. 이춘재는 당시 화성과 청주를 오가며 굴삭기 기사로 일했었다.

경찰은 3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용의자 A씨(당시 19세)를 붙잡았다. 하지만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1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 증거로 제출한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조서 등은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는 점, 공판 과정에서 A씨가 진술이나 범행 재연의 상황을 모두 부인하는 점, 핵심 관계자의 진술 번복 등을 이유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의 항소로 열린 2심에서 또다시 무죄가 선고됐고, 검찰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결국 미제로 남았다.

같은 해 3월7일 오후 8시쯤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의 한 셋방에서 주부 김모씨(당시 29세)가 목에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김씨는 양손이 결박되고 입에 스타킹이 물려 있었다. 가슴에서는 흉기에 찔린 상처도 있었다. 흉기가 사용됐다는 점은 화성사건과 다른 점이다.

경찰은 당시 집에서 금품이 사라지지 않은 점, 반항 흔적이 없던 점으로 미루어 면식범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곧바로 수사에 나섰지만 끝내 범인을 잡지 못했다.

범행 발생 장소로 추정되는 과거 셋방은 현재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로 방치돼 있다.

이처럼 이춘재가 자백한 청주 사건은 모두 피해자의 손이 결박돼 있는 등 화성 사건의 범행 수법과 유사하다.


경기남부청은 화성연쇄살인 피해자 유류품에서 나온 DNA가 이춘재의 것과 일치한 3·4·5·7·9차 등 5개 사건에 대해서는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사건에서도 이춘재와 일치한 DNA가 나오면 추가 입건할 방침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수사본부는 진실규명과 함께 당시 경찰의 수사과정에 대해 한점 의혹없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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