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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태풍 피해 복구 '장기화'...기업 조업활동 타격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4 13:54

수정 2019.10.14 13:54

산업단지 덮쳐 대기업 부품조달 타격 전망  
신칸센 일부 구간 및 수도권 지하철도 타격 
이재민 대피소 생활 장기화 전망  
나가노현 나가노시의 한 대피소. REUTERS 뉴스1
나가노현 나가노시의 한 대피소. REUTERS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열도를 강타한 제 19호 태풍 하기비스로 사망·실종자가 50여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가 상당한 가운데 철도 등 교통·물류·전기 등 각종 인프라 복구 작업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업의 조업 활동에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4일 일본 국토교통성은 21개 하천에서 24군데의 제방이 무너졌고, 142개 하천에서 범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절벽 붕괴 등으로 15개 도·현에서 56건의 토사가 발생했다.

철도는 현재 대부분 운행이 재개됐으나, 피해를 본 일부 구간에선 운행 전망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나가노현의 지쿠마강 범람으로 도쿄와 이시카와현 가나자와를 잇는 대동맥인 호쿠리쿠 신칸센이 큰 타격을 입었다.
JR동일본 나가노역 근처의 호쿠리쿠 신칸센 차량기지가 침수되는 바람에 이 노선 전체 차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20개 차량이 물에 잠겼다. 물적 손실이 큰데다 이용객들의 불편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폐차의 경우 차량 1대에 약 3억엔(32억7000만원)이 든다. 가령 100대 교체면 300억엔(3270억원)이다. 또 일부 운행을 재개한다고 해도, 배차 간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JR중앙선·오다큐선 등 수도권 일부 전철·지하철 역시 토사가 선로를 덮치는 등의 피해가 발생, 현재 복구 중이다.

태풍 하기비스로 물에 잠긴 나가노현 신칸센 차량 기지. AP뉴시스
태풍 하기비스로 물에 잠긴 나가노현 신칸센 차량 기지. AP뉴시스
일본 최대 택배·물류회사인 야마토운수도 나가노현 북부 집배 거점이 침수되는 바람에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에선 아부쿠마강이 범람, 이 지역 고리야마 중앙공업단지가 침수됐다. 본사와 공장이 있는 라면가게 체인 코우라쿠엔 홀딩스는 이로 인해 전체 점포의 약 40%에 해당하는 200개 점포를 이날 휴업한다고 밝혔다. 파나소닉의 전자기판 등 부품을 취급하는 이 단지 내 업체 역시 1m가량 침수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동북·관동지역에 완성차 공장을 가진 도요타와 스바루·혼다 등의 경우 자사 공장엔 피해는 없었으나 부품 조달 차질로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여전히 각지에서 단전(12만호)과 정전(11만호)이 계속되고 있으며, 가옥 침수 등으로 피해를 본 이재민들의 대피소 생활이 장기화될 조짐이라고 보도했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폐기물이 이번 폭우에 유실된 것 역시 일본 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후쿠시마현 다무라시는 임시 보관소에 있던 방사성 폐기물 일부가 인근 후루미치강이 범람하면서 유실됐다고 밝혔다. 이 강은 중간에 다른 강에 합류하며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강이다. 일본 언론들은 유실된 자루 중 10개를 회수했으나 모두 몇 개가 유실됐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당초 임시 보관소엔 폐기물 자루 2667개가 있었다.

한편, 이번 태풍 피해의 상당 부분은 제방 붕괴로 인한 침수가 많다.
제방만 믿다가 큰 코 다쳤다며, 이른바 '제방신화'에 대한 재점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과거 민주당 정권 당시 추진됐다가 자민당 정권들어 '슈퍼 낭비 제방'이라며 유야무야된 '슈퍼 제방'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슈퍼 제방은 일반 제품의 10~15배의 비용이 든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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