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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달랐던 화성 용의자 체모 분석…경찰 재확인 안 해

뉴시스

입력 2019.10.11 17:18

수정 2019.10.11 17:18

【수원=뉴시스】이병희 기자 = 화성 연쇄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2차례에 걸친 화성사건 유력 용의자 이모(56)씨에 대한 체모 분석결과, 혈액형이 서로 다르게 나왔지만 다시 확인하지 않아 부실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8차 사건 발생 뒤인 1988년 말부터 1989년 4월까지 이씨를 상대로 조사하면서 2차례 체모를 채취해 분석했지만, 검사결과 서로 다른 혈액형이 나왔다.

첫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는 B형, 그 다음에는 O형이 나온 것이다. 2차례에 걸친 검사 결과가 완전히 다르게 나왔지만, 어떤 분석이 더 명확한 지 알 수 없는 데도 경찰은 재확인을 위한 추가 검사를 하지 않았다.

당시 8차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 8점은 감정 결과 혈액형이 B형으로 나왔다.

이 상황에서 이씨 체모의 첫 감정 결과가 B형으로 나왔지만, 2번째 분석 결과 O형으로 나온 것이다.
거기다 체모의 형태 분석까지 다르게 나와 8차 사건 범인으로 검거된 윤모(사건 당시 22세)씨 검거에 결정적 증거였던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까지는 실시하지 않았다.

이씨는 이후 수사선상에서 배제돼 더 이상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경찰은 이 처럼 발견된 체모의 혈액형 판별에 오류 가능성 등 당시 증거물 감정 결과 도출과정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재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피를 뽑아서 혈액형 검사를 했다면 더 확실한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체모 등을 통해 혈액형 감정을 한 것이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당시 두 번째 결과인 O형으로 보고 수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기록상으로 이씨에 대한 체모 분석은 8차 사건 이후 2차례 말고는 진행한 바 없다. 정확한 혈액형 확인을 하지 않은 이유는 기록상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8차 사건 범인으로 검거돼 당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윤씨는 당시 고문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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