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G화학, 배터리 특허침해 맞불…SK이노 "적극 소명"(종합2보)

뉴시스

입력 2019.09.27 10:50

수정 2019.09.27 10:50

LG화학, 분리막·양극재 원천특허 소송 제기 SK이노 "소장 확인 후 법적 절차 통해 소명"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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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이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으로 촉발된 두 회사의 법적 투쟁이 특허침해 소송으로 번지며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LG화학은 26일(현지시간)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법인(SK Battery America)을 '특허침해'로 제소했다고 밝혔다.

SK이노가 지난 3일 제기한 특허 소송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LG화학은 특허침해 혐의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제소를 적극 검토 중임을 여러차례 밝혔다.

구체적으로 LG화학은 ITC에 2차전지 핵심소재 관련 특허를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 모듈, 팩, 소재, 부품 등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를 요청하고,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을 분석한 결과, 해당 배터리가 자사의 2차전지 핵심소재인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2건 등 총 5건을 심각하게 침해해 부당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특허 5건은 모두 2차전지의 핵심소재 관련 '원천특허'에 해당해 사실상 회피설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특허침해 소송 제기에 대해 "경쟁사 등으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을 당한 경우, 정당한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특허로 맞대응하는 글로벌 특허소송 트렌드에 따른 것"이라고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관련 소장을 검토한 뒤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배터리 소송전이 격화하는 데 대한 유감의 뜻도 감지된다. 회사 측은 "특허침해 소송 관련 소장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법적인 절차들을 통해 확실하게 소명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양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 분쟁 해결을 위해 회동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발길을 돌렸다. 이후 경찰이 SK이노베이션 본사와 대전 대덕기술원, 서산 배터리공장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LG화학이 지난 5월 경찰에 '산업기술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를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기술유출 문제로 시작된 다툼이 형사 소송으로 번지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양측 모두 쉽게 물러나지 않을 기세여서 배터리 소송전은 장기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경찰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두 차례 압수수색을 하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ITC의 예비판결은 내년 상반기, 최종판결은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과 SK그룹의 총수가 만나 담판을 짓기 전까지는 양사가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불리한 쪽에서 합의를 모색하는 게 기업 세계지만 현재로서는 두 총수가 개입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kje13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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