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예멘 후티 반군, 이란의 사우디 추가 공격 경고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2 17:51

수정 2019.09.22 17:51

"이란측이 공격 참여 압박" 설명
사우디 보안강화·미군 장비 증파
이달 자신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던 예멘 후티 반군의 일부가 해외 외교관들에게 이란의 추가 사우디 공격을 경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반군 분파 지도자들이 이란의 새로운 공격을 우려하고 있고 이란측이 후티 반군에게 공격 참여를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최소 미국과 사우디측이 반군의 경고 메시지를 받았고 사우디가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현재 수도 리야드나 민간 공항, 석유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 국방부는 앞서 20일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방공망 강화를 위해 미군과 장비를 증파하겠다고 발표했다. 후티 반군의 무함마드 압둘 살람 대변인은 21일 인터뷰에서 WSJ의 보도를 부인했고 유엔의 이란 대표부는 답변을 거부했다.


이슬람 시아파 계열인 후티 반군은 예멘 내전에서 수니파 종주국으로 지난 2015년부터 예멘 정부군을 도와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를 상대로 꾸준히 싸워왔다. 후티 반군은 2014년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지원 덕에 영토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우디의 맹폭에 막대한 인명피해를 입었다. 이 와중에 14일 사우디의 석유 시설 2곳이 드론(무인기)과 순항 미사일에 맞았고 후티 반군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나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이 배후라고 판단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교담당 국무장관은 21일 인터뷰에서 "공격이 남쪽의 예멘이 아니라 북쪽에서 시작됐다는 점은 확실하다"며 "이란제 무기가 쓰인 만큼 우리는 이란에게 책임을 묻는다"고 강조했다.

후티 반군은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면서 점차 갈라지고 있다. 관계자에 의하면 반군 내에는 이란이 승리를 위한 유일한 선택지라고 보는 분파와 이란과 손잡은 것이 실수라는 세력이 대립하고 있으며, 미국과 사우디, 유엔은 후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후티 반군은 18일까지만 하더라도 사우디의 맹방인 UAE까지 공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으나 20일 갑자기 사우디에게 휴전을 제안하고 모든 공격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관계자는 이란이 후티 반군에게 향후 인근 지역에서 진행할 공격을 지원하라고 요구하자 후티 측이 일방적인 휴전 선언으로 답했다고 설명했다.

반군 정치기구인 최고정치위원회의 무함마드 알 부하이티 위원은 WSJ와 인터뷰에서 "예멘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며 예멘과 사우디 모두 공통의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사우디 또한 휴전에 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란의 정치군대인 이란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사령관은 21일 국영방송을 통해 "제한된 공격이라도 이란을 공격하는 모든 침략자를 추적하고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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