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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TV 전쟁’ 참전… 삼성디스플레이 ‘관망’ 왜?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2 17:21

수정 2019.09.22 18:36

LGD, 글로벌 TV 제조사들 초청
OLED-QLED 차이점 비교 시연
패널만 납품하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전환 검토에 참전 딜레마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차세대 TV 기술을 둘러싼 비방전이 격화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참전'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양대 전자 회사는 삼성 QLED(퀀텀닷 LCD) TV와 LG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각각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LG전자는 OLED 패널 전량을 LG디스플레이에서 제공 받는다"며 "양사 간 'TV 전쟁'이 디스플레이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TV 전쟁을 둘러싸고 두 디스플레이 업체 사이에서도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참전을 확정하며 삼성 때리기에 나섰다. 지난 17일엔 중국 베이징에 LG전자를 비롯한 스카이웍스, 하이센스, 소니, 필립스 등 글로벌 TV 제조사를 초청하는 행사를 열어 OLED TV와 QLED TV 제품의 화질 등 차이를 비교 시연했다.
특히 8K 해상도의 QLED 제품에 4K 해상도의 OLED TV를 나란히 비교하며 OLED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존에도 OLED와 (삼성의) LCD 제품이 다르다고 지속 얘기해왔다"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백라이트가 필요한 QLED TV에 대해 자발광 패널이 쓰였다고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 예방 차원에서 이번 시연이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7년 QLED TV 제품 출시 단계때부터 삼성의 QLED가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 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LCD 제품이라고 지적해왔다. 특히 최근 OLED 진영을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QLED를 둘러싼 논란을 공론화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G전자와는 별개로 국내 시장을 포함해 유럽,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OLED와 QLED 제품의 차이에 대해 알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LCD 패널만을 납품하고 있는 만큼, QLED 제품 논란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QLED TV는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패널을 받아 자체적으로 만드는 제품이라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 TV 전쟁에 끼어들기가 애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속내는 이보다 더 복잡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 대형 패널 분야에서 OLED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LG의 OLED 기술에 대해 비판하기가 애매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삼성의 QLED TV를 무작정 옹호할 수도 없는 처지다. 삼성전자의 QLED TV가 시장에서 계속 승승장구할 경우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전환 사업은 오히려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에선 QLED TV 이후 차세대 TV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제품이 아닌,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주도하는 마이크로 LED를 낙점하는 분위기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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