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사우디 피격으로 주목받는 '드론 공격력'…"싼값에 최대효과 내는 비대칭무기"

뉴시스

입력 2019.09.16 13:08

수정 2019.09.16 13:08

최빈국 예멘 후티 반군, 드론 운영 능숙한 무장세력 지난 1월 예멘 정부군 행사장 폭격해 6명 살해 최대 1448km 비행 가능한 대형드론도 갗춰
【서울=뉴시스】예멘 후티반군은 5일(현지시간) 자체 개발한 드론 Qasef-2K(Striker-2K)을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브하공항과 나즈란공항, 킹 칼리드 군사기지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 이란 국영방송 홈페이지 갈무리) 2019.08.05
【서울=뉴시스】예멘 후티반군은 5일(현지시간) 자체 개발한 드론 Qasef-2K(Striker-2K)을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브하공항과 나즈란공항, 킹 칼리드 군사기지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 이란 국영방송 홈페이지 갈무리) 2019.08.05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석유시설 2곳이 무인 공격기(드론) 공격을 당해 가동을 멈추면서 드론의 군사적 효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드론은 탄도미사일이나 전투기 등 기존 무기체계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운용도 쉬운 편이다.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 석유시설 가동이 중단되고 국제 원유시장이 타격을 받은 데에서 볼 수있듯, 전술적 효과는 결코 낮지 않아 각국 정부군 또는 무장 세력들이 자신들의 군사활동에 드론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예멘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히지만 후티반군은 전세계에서 드론 운용에 가장 능숙한 무장세력 중 하나로 꼽힌다.
AP에 따르면 미국이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를 공격하기 위해 예멘에 드론을 반입한 이후 드론은 예멘에서 삶의 한 부분이라고 할 정도로 흔해졌다.

이란의 후원을 받는 후티반군은 정부군과 내전에 많은 드론을 배치하고 있다. 후티반군은 지난 1월 아덴항 인근 정부군 퍼레이드 행사장에 폭탄을 탑재한 드론을 띄어 정부군 고위 사령관을 포함한 군인 6명을 살해했다. 당시 공격으로 휴전협정이 중단됐다.

후티반군은 정부군을 도와 예멘내전에 개입 중인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한 드론 공격도 수시로 단행해왔다. 대부분의 공격은 양국 방공망에 의해 요격됐지만 일부는 방공망을 뚫고 정유시설과 공항, 송유시설에 피해를 주는데 성공했다.

후티반군은 지난 5월 양국에 개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양국 군사시설과 정유시설, 공항과 항만 등 필수시설 300곳을 공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유엔 예멘 전문가위원회 등에 따르면 후티반군은 소형 감시용 드론은 물론 시속 150마일(약 241km)로 900마일(1448㎞)을 날 수 있는 대형 드론 운용 능력까지 갖고 있다. 사우디와 UAE 수도를 비롯한 걸프 대부분이 사정권이다.

후티반군은 자체적으로 드론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와 유엔 등은 후티반군이 외부로부터 공급받은 부품들을 조립해 드론을 만드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요 공급처로는 같은 시아파 국가로 후티반군을 돕고 있는 이란이 꼽힌다.

후티반군의 대표적인 드론은 '카테프(Qatef)-1'이다. 유엔은 이 드론이 "이란이 제작한 아바빌(Ababil)-T 드론과 디자인과 공격 능력에서 있어 거의 동일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아바빌-T는 약 45㎏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부크야크(사우디)=AP/뉴시스】14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15일 EU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 사우디 부크야크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원유처리 시설 중심부가 검게 탄 모습으로 나타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브카이크 시설이 이번 공격으로 망가지면서 아람코는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였으며 이는 세계 하루 원유 수요인 1억 배럴의 6%에 달하는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예멘 후티 반군은 이번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부크야크(사우디)=AP/뉴시스】14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15일 EU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 사우디 부크야크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원유처리 시설 중심부가 검게 탄 모습으로 나타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브카이크 시설이 이번 공격으로 망가지면서 아람코는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였으며 이는 세계 하루 원유 수요인 1억 배럴의 6%에 달하는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예멘 후티 반군은 이번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9.09.16.
후티반군이 최근 공개한 아바빌-T의 개량형 카테프-2는 정확한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20m 상공에서 폭탄을 터트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MQ-9 등 최신 드론에 비해서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GPS의 유도를 받아 사전에 설정된 좌표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반군은 해상 공격에도 드론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기자들에게 후티반군의 일명 '드론 보트'를 공개한 바 있다. 원격으로 조정되는 이 배에는 폭탄이 실려있었지만, 폭발에는 실패했다.

후티 반군이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해상 교통로 중 한 곳인 예멘 인근 해상의 선박을 목표로 한 드론도 띄우기 시작하면서 미국 관리들은 지역 상업용 선박과 미군 선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미국 씽크탱크인 외교정책연구소(FPRI)는 지난 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드론을 낮은 비용과 기술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비대칭 무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가격이 싸고 제조와 운송이 용이하며 운용 과정에서 지원과 물류가 거의 필요하기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발사 비용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들어야 한다.
실제 사우디와 UAE는 드론 요격 체계 구축에 나섰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WSJ는 드론은 흔히 구할 수 있는 값싼 상업용 부품을 사용해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탄도미사일처럼 부품 수급이나 기술 이전을 막기 어렵다면서 드론이 전 세계 분쟁의 변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이란이 세계 최대 드론 강국이 됐다'는 기사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예멘과 시리아, 레바논 등 중동 전역으로 드론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동맹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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