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우디發 유가 상승 불가피…산업계 "아람코 복구 계획 주시"

뉴스1

입력 2019.09.16 11:27

수정 2019.09.16 12:0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석유 시설 두 곳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사들은 아람코가 조만간 발표할 피해 상황과 복구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대한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사우디산 원유 수입 비중은 30%가량을 차지한다. 가장 최근 집계가 2017년 28.5%이고 2016년에는 30.0%, 2015년은 29.8%였다.

국내 정유사 중에서는 에쓰오일(S-OIL)의 사우디 원유 도입 비중이 80~90%가량으로 가장 높다. 다만 에쓰오일은 비축유를 공급받는 방식 등을 퉁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예정된 선적 스케줄 대로 원유를 공급받고 있어 당장 수급에 문제는 없다"며 "추후는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타 정유사들은 원유 수입선 다변화로 사우디산 수입 비중은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GS칼텍스가 올해 1~7월 기준 원유 도입량의 약 16%를 사우디에서 들여왔다. 이는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미국에 이은 3위이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의 사우디산 원유 수입 비중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12.8%가량이며, 현대오일뱅크는 약 10% 수준이다.

비록 수입선은 다변화했지만 사우디산 비중이 적은 수준은 아닌 만큼 유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의 드론 공격으로 국제 유가는 두 자릿수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15일 오후 6시12분 현재 전 거래일대비 11.50% 오른 배럴당 61.29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13% 급등, 배럴당 68.0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상승세를 더해 배럴당 71.95달러까지 올랐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당분간은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아람코가 조만간 발표할 후속 대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 업계에서 일각에서는 정제마진(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남기는 이익)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수요 상승이나 원유 공급 감소 등으로 유가가 오르면 휘발유 등의 제품 가격은 대개 더 큰 폭으로 올라 정유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정유사 관계자는 "단기간 유가가 급등하면 그에 따라 정제마진도 좋아지기는 한다"며 "다만 정유사 입장에서 유의미한 정제마진은 수요 증가에 따라 꾸준하게 유가가 오르는 것"이라고 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14일 오전 4시(현지시간)쯤 벌어진 드론 공격으로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및 쿠라이스 석유시설 가동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두 곳의 시설 가동 중단으로 하루 평균 570만배럴의 원유 생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공격을 받은 아브카이크는 하루 700만배럴 이상의 처리 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석유 처리 시설이다. 쿠라이스 유전도 사우디 내 2위의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는 곳으로 하루 150만배럴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달 사우디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985만배럴이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