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추석 앞두고도 썰렁한 전통시장… 아예 문닫은 가게도[현장르포]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1 16:10

수정 2019.09.11 16:10

서울역 인근 전통시장-대형마트 풍경
"인터넷·대형마트 선호하다보니…
추석이라고 딱히 잘 팔리지도 않아"
인근 대형마트는 아침부터 북적
"비용은 더 들어도 편해서 선호"
마트직원 "평소보다 매출 올랐지만
경기 침체에 작년보다는 줄어"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서울역 인근 후암시장이 한산하다. 사진=이용안 인턴기자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서울역 인근 후암시장이 한산하다. 사진=이용안 인턴기자
11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정육 코너에서 손님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이용안 인턴기자
11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정육 코너에서 손님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이용안 인턴기자
한가위 연휴 하루전인 11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일찍부터 추석을 대비해 쇼핑을 사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지난 7일 주말에는 태풍 '링링' 때문에 밖에 나가기 어려웠고 8일 일요일에는 의무휴업(대형마트가 매달 둘째 넷째 주 일요일에 하는 강제 휴업)으로 롯데마트 서울역점이 문을 열지 않았다.
추석 직전 주말에 장을 보지 못한 손님들이 이날 아침부터 대형마트를 찾으면서 매장 안은 더욱 붐비는 모습이었다.

손님이 가장 북적이는 곳은 정육 코너였다. '제수용품 모음코너,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미리 준비하세요'라는 문구 아래 쇼핑 온 이들의 발길이 멈춰섰다.

고객 행사도 정육 코너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다. 정육코너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최정민씨는 "자 세일이에요. 고객님. 갈비 행사입니다. 갈비 보고 가세요!"를 쉬지 않고 외쳤다.

그는 "아무래도 명절을 앞두고는 소, 돼지 구분 없이 갈비가 가장 잘 나간다"고 전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달 29일 대형마트에서 구매했을 때 드는 차례상차림 비용은 23만6000원가량으로 19만3000원 정도인 전통시장에 비해 약 18%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마트를 찾은 손님들은 가격보다 편리함과 익숙함을 중요시했다. 차례상에 올릴 찜용 고기를 고르던 송모씨(54)는 "명절을 대비해서 장을 보면 물건을 이것저것 많이 사게 되는데 전통시장은 주차 공간이 없어서 그 무거운 것들을 들고 다니기가 어렵다"며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명절선물세트를 고르던 장현석씨(28)는 "전통시장을 이용해 본 적이 별로 없다. 아무래도 더 익숙하고 편한 곳이 마트라 이곳에 오게 됐다"고 답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인근 전통시장인 후암시장의 분위기도 한산했다. 추석을 앞두고도 시장에는 아예 장사를 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문을 연 전통시장 상인들은 추석 대목이라고 매출이 오를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전통시장의 식자재 상점에서 일하는 이씨는 "추석에는 물건이 전반적으로 비싸게 들어온다. 1000원하던 것들이 3000원으로 오르는 경우도 있어 손님들이 부담스러워한다"며 "물건을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추석이 딱히 달갑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씨가 속한 곳 바로 옆에 위치한 식자재 상점에서 일하는 김모씨(24)도 "이제 명절이고 추석이고 다 의미 없다. 추석이라고 딱히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다"며 "과일도 여기 보시는 것처럼 안 팔린다.
다들 인터넷이나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니 시장이 죽었다"고 한탄했다.

경기 침체에 명절특수가 실종됐다는 목소리는 전통시장뿐만과 대형마트 모두에서 나왔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과일 판매를 담당하는 A씨도 "추석을 맞이해 명절과일세트 등이 잘 팔려 평상시보다 전체 매출이 오르긴 하지만 지난해 추석에 비해서는 확실히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이용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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