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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 사태 반면교사' 기업銀도 PB평가에 고객수익률 반영

뉴스1

입력 2019.09.11 10:56

수정 2019.09.11 10:56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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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해외금리연동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이어 이번 사태를 빗껴간 IBK기업은행도 프라이빗뱅커(PB) 인사평가에 고객수익률을 반영하기로 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내년 하반기부터 자체 PB시스템인 '윈 클래스(WIN CLASS)'에 고객수익률 평가 시스템을 접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간별로 고객 포트폴리오 현황(총자산수익률 및 구성)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며 은행과 증권사 등 전체 수신자산과 자산별 상품별 성과정보를 볼 수 있게 한다.

이는 고객 수익률을 보다 효율적이면서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PB에 대한 인사평가를 진행할 때 고객 수익률을 주요 지표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인 평가 기준은 논의 중이며 기업은행 노동조합과의 협의 과정 등을 거쳐서 적용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내년 하반기 중 적용이 예상된다"며 "고객수익률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의 이 시스템 도입에는 최근 발생한 대규모 DLS·DLF 손실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뒤늦게나마 핵심성과지표(KPI)를 개편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기업은행도 관련 상품을 판매하지 않았음에도 예방차원에서 관리 지표를 도입하기로 했다. KPI는 은행 직원들의 성과를 책정하기 위해 만든 지표다.

우리은행은 PB 등 전문 영업인력에게 적용하는 KPI에 고객관리 지표를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고객 수익률 관련 지표가 있긴 하지만 배점 비중이 2%에 불과해 안정적인 고객 수익률 관리의 유인책이 되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KPI에서 고객수익률 배점 비중을 현행 5%보다 높이기로 했다. 아직 상향폭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금융권에선 약 10%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두 은행은 이번 DLS·DLF 사태가 고객수익보다 은행수익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는 KPI지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은행권에서 고객수익률 중심으로 KPI를 바꾼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7월부터 PWM센터 중 최대 규모인 신한PWM프리빌리지와 강남센터의 KPI에서 고객 수익률, 자산분산도 등 고객가치 관련 평가 비중을 기존 10%에서 30%로 높였다. 연말까지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나머지 25곳의 PB센터로 확대하고 PB의 KPI에서 고객 관련 배점 비중을 60%로 더 높일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파생결합상품 대규모 손실 사태 이전에는 대부분의 은행이 고객수익률을 등한시 해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대표적인 예가 저조한 연금상품 수익률인데, 최근 연금 관련 체계 개편 바람과 DLS·DLF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KPI 내 고객수익률 배점 비중을 대폭 늘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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