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4년전 실종된 막내딸, 건강하게 만나러 와주길"[잃어버린 가족찾기]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9 18:45

수정 2019.09.09 18:45

당시 재개발중이던 자택 주변서 놀다 반찬 몇 조각 쥐고 집 나선 후 사라져
조하늘(28, 당시 4세)는 배꼽이 튀어나온 신체적 특징이 있으며, 실종 당시 빨간색 티셔츠와 빨간색 반바지, 흰색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다.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조하늘(28, 당시 4세)는 배꼽이 튀어나온 신체적 특징이 있으며, 실종 당시 빨간색 티셔츠와 빨간색 반바지, 흰색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다.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하늘이가 건강해야 언제라도 부모를 만날 수 있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찾을 수 있는 길이 점점 요원해지고 있어요."

24년 전 막내딸과 이별한 조병세씨(58)는 '이제는 얼굴도 알아보지 못할 것 같다'며 시간이 흘러가는 점을 가장 안타까워했다.

9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조하늘씨(28, 실종 당시 4세)는 1995년 6월 16일 집을 나선 뒤 실종됐다.

조씨는 "집 밖에서 놀다가 들어온 딸이 갑자기 엄마한테 '반찬을 달라'고 했다더라"며 "밑반찬을 만들고 있던 엄마가 새우볶음 몇개를 쥐어주니, 그걸 들고 골목으로 내려갔는데 그게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아이가 돌아오지 않은 것을 알아챈 부모는 즉시 주변을 찾아봤다.
당시 살던 곳이 재개발중이라 우범 지역인 점도 조씨의 걱정을 더했다. 그는 "앞집 아주머니 집에 들러 인사를 하면서 돌아다녔다는 것만 알았다"며 "그 집에서 하늘이가 간 방향을 알려줬는데, 찾아낸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조씨는 경찰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뒤늦은 초동수사가 가장 안타까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밤 10시 반쯤 바로 파출소에 신고하고 몇몇 분이라도 나와서 찾아 달라 이야기를 했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 '사람이 없다'며 나오지 않는 등 비협조적이었다는 것이다. 다음날 직접 경찰서를 찾아가도 사건이 이첩도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조씨는 전했다. 그는 "경찰서를 찾아간 당일이 토요일이라, 월요일이 돼서야 수사가 시작됐다"며 "실종 초기 72시간이 중요하다는데, 주말 시간을 다 날린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후 조씨는 다른 실종 부모들과 함께 지난 2005년 실종아동법 통과에 힘썼지만, 허무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늘이를 만나는 건데……."라며 말끝을 흘렸다.

"동네 아주머니를 모두 어머니라고 불렀다"고 할 정도로 활달했다고 기억하는 하늘이가 건강하기만을 조씨는 빌고 있다.
그는 "하늘이가 옛 기억이 있다면, 어디가 됐든 신고를 해 줘서 빨리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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