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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 가격 5년새 59% 폭락… 신안군 "생산·판매 중단"[fn 패트롤]

황태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8 18:17

수정 2019.07.28 18:17

위기의 '신안군 염전'
소금, 수입은 늘고 소비는 줄어
생산할수록 손해… 정부지원 시급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자랑하는 한국산 천일염의 70% 가량을 생산하는 전남 신안군 천일염 생산농가들이 계속된 소비감소로 인한 가격 폭락을 견디다 못해 일시 생산 및 판매 중지에 들어갔다. 신안 염전을 대표하는 태평염전 모습. 신안군 제공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자랑하는 한국산 천일염의 70% 가량을 생산하는 전남 신안군 천일염 생산농가들이 계속된 소비감소로 인한 가격 폭락을 견디다 못해 일시 생산 및 판매 중지에 들어갔다. 신안 염전을 대표하는 태평염전 모습. 신안군 제공
【 신안=황태종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자랑하는 한국산 천일염의 70% 가량을 생산하는 전남 신안군 염전이 계속된 소비감소로 인한 가격폭락을 견디다 못해 일시 생산 및 판매 중지에 들어갔다.

예년 같으면 연간 생산량의 50~60%를 생산하는 8월을 맞느라 염전마다 한창 바쁠 시기이지만, 26일 현재 염전의 90%가 멈춰 선 상태다. 값싼 외국산 소금의 수입 증가와 저염식 등 식생활 변화에 따라 소금 소비가 크게 줄면서 생산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는 추세다.

신안천일염생산자연합회 박형기 회장은 "천일염 값이 폭락해 이대로 가다간 모두 다 죽는다는 생각에 생산량 조절로 가격 회복을 도모하고자 생산농가 합의에 따라 지난 16일 전격적으로 생산 및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천일염 값 최근 5년 새 59% 폭락

최근 들어 저염식 선호 등 국민들의 식생활 변화로 천일염을 포함한 소금 소비가 크게 줄면서 천일염 값이 속절없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특히 김치와 절임 배추가 중국에서 물밀듯 들어오고 집집마다 김장을 하던 문화도 점차 퇴색하면서 천일염 수요가 급감한데다 값싼 수입 소금 영향으로 가격 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20㎏들이 한 포대에 6829원이었던 것이 2014년 5926원, 2015년 4766원, 2016년 3200원, 2017년 3280원, 2018년 2800원으로 5년 새 무려 59%(4029원)나 폭락했다.

급기야 올 들어 재고물량이 점차 늘더니 5월 20일 이후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20㎏들이 한 포대가 2000원 미만에 거래됐다.

신안천일염생산자연합회가 5년전 목포대에 의뢰한 용역 결과에 따르면 천일염 생산농가에서 자가 생산한 최저생산원가는 5780원, 사람을 고용해 생산한 최고생산원가는 9060원이며 손익분기점은 6000원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 새 천일염 값을 고려하면 생산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셈이다.

신안천일염생산자연합회는 20㎏들이 한 포대에 4000원을 회복해야 그나마 염전을 유지할 수 있다며 지난 12일 인근 영광천일염생산자협의회 및 무안군 해제면 천일염작복반과 협의해 16일부터 생산 및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천일염도 정부에서 관리 시급

신안천일염생산자연합회 박형기 회장은 "벼, 양파, 송아지 등 다른 농수축산물처럼 천일염에 대해서도 가격이 폭락하면 정부가 생산자 입장에 서서 최저가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지난 13일 동안의 생산 중단으로 3만5000~4만t 가량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하락이 멈췄다는 판단에 28일 다시 생산에 들어갔고, 판매는 오는 8월 5일 재개한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으면 소비급감으로 인한 공급과잉 및 가격폭락, 생산 및 판매 중단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도 지난 24일 박병호 행정부지사 주재로 천일염 생산자와 가공기업, 연구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천일염 산업 활성화 대책 간담회'를 갖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서는 천일염 가격 안정화 방안에 대한 생산자 등의 목소리를 청취해 천일염 임시 야적장 조성, 천일염 영어자금 지원, 천일염 산지종합처리장 설비 교체, 천일염 6차 산업화 추진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이를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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