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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우리의 미래는 누가 책임지는가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7 17:46

수정 2019.07.17 17:46

[fn논단] 우리의 미래는 누가 책임지는가
미래는 불확실성의 세계다. 이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이 우리의 생존과 발전을 좌우할 것이다. 문제는 이 불확실성을 우리가 직접 해결하기보다는 대부분 정부나 대기업과 같은 거대조직에 의존한다는 사실이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제, 국방, 외교, 복지 등은 정부가 잘 알아서 해줄 것이고 자신은 큰 기업에 의탁해 열심히 일하면 안위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예측불허의 미래에 대해 자신의 이해에 직결되는 의사결정을 타인에게 위임할 때 소위 '대리인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함을 경계해야 한다.

'블랙스완'과 '스킨인더게임'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책임지지 않는' 대리인들의 태만으로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들을 경고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에 시민들은 고통을 받아도 정작 문제를 일으킨 월가의 금융전문가라는 대리인들은 전혀 책임을 지지 않으며 자신의 '행복한 삶'을 계속 영위하는 의사결정 구조가 우리들의 미래를 무너뜨린다고 한다. 한마디로 잘못된 정책을 입안한 자와 그 결과를 감내하는 자가 분리된 의사결정 구조가 우리 미래를 망칠 것이라는 경고다.

과거 대기업들은 정부와의 유착관계를 이용해 자신은 이익만 취하고 환경과 노동 등의 비용은 사회에 떠안기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중앙집권적 관료제 아래에서 정책입안자들은 정책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은 채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때 시민운동가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사람들도 일단 정치인이 되면 자신의 '행복한 일상'을 보장받은 채 책임지지 않는 정책들을 남발하기 십상이다. 더욱이 소위 전문가로 인정받는 정치인들은 스스로의 분석과 기대치에 빠져 더욱 완고하게 정책을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으며, 그 원인은 스스로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불균형적 의사결정 구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자신의 의사결정에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들이 있다. 소시민이 그렇고, '목숨 걸고 장사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그렇다. 자신의 인생을 담보로 혁신에 운명을 거는 벤처기업인도 그렇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도 있다.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치는 군인이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성직자와 사상가가 그들이다. 이들은 타인의 안녕과 이익까지도 자신의 책임으로 인식한다. 이들의 생각과 행동이 존중받고 중심이 돼야 올바른 미래사회를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책을 선택하는 자와 책임지는 자 사이의 불균형이 클수록 우리 미래는 위험하다. 따라서 책임지지 않는 전문가들이 우리 미래를 좌우하지 못하도록 경계해야 한다. 기업 경쟁력에 관한 전문가로 활동하는 필자도 한 기업의 흥망성쇠를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하물며 세상 흐름을 정확히 진단해 처방하는 일은 전문가나 일반인이나 별반 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운명도 예측 못하는 것이 전문가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우리 미래를 위해 정부와 전문가들이 법을 만들어 해결해주리라는 안이한 기대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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