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대담, 日무역보복 우리의 해법은]

"日 수출규제 사태는 통상 아닌 외교 실패에서 비롯된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0 18:26 수정 : 2019.07.10 21:20

"WTO 가도 승소 가능성 반반… 한일 정상이 만나 풀어야"
외교라인 무너지고 양국 신뢰 없어..日,우리경제 가장 약한 고리 공격
현재까지 나온 일본의 조치로는 WTO 룰 위반했다 보기 어려워 판결 받아 철회 유도까지는 험난
日이 요구한 제3국 중재위 구성..민감한 사안이지만 검토해볼만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대한 냉철한 상황인식과 향후 해법 등을 논의하는 파이낸셜뉴스 주최 긴급 대담이 곽인찬 논설실장 사회로 지난 9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허경욱 전 주OECD대사,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 정인교 인하대 교수, 곽 실장. 사진=김범석 기자
한·일 갈등이 일촉즉발 상태다.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촉발된 양국 간 외교갈등은 급기야 경제대립까지 확전됐다. 일본이 우리 핵심산업인 반도체 규제에 나서자 한국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적극적 대응 의지를 천명하며 한치 양보 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일본의 '제3국에 의한 중재위' 설치 요구에 대한 응답 데드라인은 불과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일본은 우리 정부가 중재안을 거절할 시 2차 보복에 나서겠다는 '으름장'까지 놓고 있다. 수교 이래 최악이라는 양국 관계 개선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면서 경제·산업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9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통상전문가를 초청, 한·일 통상마찰 긴급좌담회를 개최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참석했다. 곽인찬 파이낸셜뉴스 논설실장이 사회를 맡았다.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 △서울대 경영학 △스탠퍼드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 국장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국책과제1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주OECD 대한민국대표부 대사 △AMRO 자문위원회 자문위원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 △서울대 경제학 △예일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박사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 △유엔한국협회 부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의원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인교 인하대 교수 △미시간주립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KIEP FTA연구팀장 △한국통상학회 회장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정부출연연구기관 평가단장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 위원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인하대 대외부총장

대담=곽인찬 논설실장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취한 수출규제는 WTO 룰 위반인가.

▲정인교 인하대 교수=현재까지 나온 걸로 보면 일본이 WTO 룰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 일본이 발표하는 내용을 단계별로 보면, WTO를 의식해서 상당부분 일본 수산물 금수조치에 대해 최종적으로 패소한 마당에 WTO 관련 부분을 철저히 검토했을 거다. WTO 자체가 안보나 건강, 환경 등을 통해 규제하는 건 합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WTO 제소를 검토할 수 있겠지만 판결을 받아 일본의 정책 철회를 유도하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아베의 발언을 보면 정치보복의 성격이 있긴 하다. WTO 분쟁으로 대응할 수 있겠지만 '가트(GATT) 11조'는 수출 자체를 금지해야 하는데 일본이 수출금지까지 가지는 않았다. 화이트리스트에 빠져서 일본 정부가 수출품목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90일 걸릴 수 있고, 수출을 안하거나 물량제한을 거는 등 디테일을 다 봐야 하는데 WTO 제소로 가지고 가기엔 승소 가능성이 반반이다. 좀 약하다.

▲허경욱 전 기재부 차관=두 분이 하는 말씀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더 중요한 건 WTO에 제소해도 이기든 지든 2년 가까이 걸리는 건데 국제여론 환기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실효성이 없다. 당장 결정해야 하는 건 이달 18일까지 일본이 요구한 3국을 통한 중재위원회 설치를 우리 정부가 받아들이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이다.

▲최=추가로 말하면 이 문제의 본질은 국내 정치가 자초한 외교분쟁이다. 일본이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 자체가 일본이 앞으로 한·일 관계를 어떻게 끌고갈지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위험하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도덕적으로 분노하고 당한 만큼 맞대응하자는 자세는 좋겠지만 기본적으로 외교적 문제다. 통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는 별로 없다. 통상으로 가면 갈수록 밸류체인에 묶여서 굉장히 깊숙한 고리, 그들의 핵심소재로 우리 중간재가 만들어지고 전 세계에 최종재로 만들어져 수출되는 거다. 일본이 분업구조의 가장 약한 고리를 치고들어온 것이다. 소재 국산화 또는 수입선 다변화 등은 정치인들이 국내에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다.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에게 실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정=대통령께선 원론적인 입장을 말씀하신 걸로 생각된다. 더군다나 아베 총리가 한국을 비판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5대그룹 총수 초청해 얘기 듣는다는 건데 일종의 준비작업 차원에서 하실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기업이 대응하게 주문하는 건 좋지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솔직히 양국 입장을 다 눈치 봐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대통령에게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을 거고 일본도 일본 기업들이 안 만나준다는데, 기업들이 매우 어렵다는 거다. 기업인들보다 오히려 일본과의 외교문제가 뒤틀린 것을 여야 지도자들과 협의를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 같다. 국내외적으로 압박을 받는 기업인들이 과연 무슨 얘길 할 수 있을까.

▲허=정치적·외교적 문제가 경제까지 온 건 참 불행한 일이다. 놀랍기도 하다. 우리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내려 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일본주금의 주식이나 재산을 압류해야 하고, 관련 사건으로 다시 소송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그 사람들이 계속 소송하면 계속 압류로 갈 것이냐. 그것에 대한 답이 정부에 있는가.

우리가 압류하면 일본 정부가 가만히 있겠느냐. 압류한다는 위협이 있으면 다른 일본 기업이 다 도망치거나 들어오려는 기업도 들어오지 않을 거다. 그것에 대한 답이 있는가. 한국은 우리도 기업이 좀 내고, 일본도 내는 안을 제안했는데 거절당했다. 거절당했다고 끝인가. 첫번째 답이 거절당했으면 빨리 다른 답을 만들어서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양쪽이 똑같이 지는 게임이다. 우리가 더 많이 지는 건 틀림없다. 이걸 바꿀 수 있는 큰 그림이 있어야 한다.

―일본이 청구권 협정에 따른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거부하고 있다. 응답시한은 7월 18일까지다. 우리 정부가 제3국 중재위 구성을 받아들이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

▲정=민감한 사안임에 틀림없다. 한·일 국교정상화 협정을 보면 분쟁이 생겼을 때 중재위원회로 간다고 명시돼 있다. 국가마다 시각은 다를 수 있지만 일본은 국제 합의된 것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접근해온다. 그러면 사실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해서 답변을 해야 한다. 가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는 참 애매하긴 하지만 앞으로 전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제중재위는 당사자 양국이 협의해야 가는 거다. 또 많은 이슈가 연관돼 있다. 일본과 협의해 이 문제에만 한정해서 가는 걸 우리가 내부적으로 한번 검토해볼 수 있지 않을까.

▲최=답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중재를 피할 이유가 없다. 대한민국은 지금 국제사회의 일원이고 국제법을 준수하는 국가다. 우리가 내세우는 논리는 사법부 판단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다. 형식논리다. 정부는 행정, 입법, 사법 3개로 구성된다. 즉 사법부가 정부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 사법부가 정부가 맺은 국제조약 범위 내에서 판결할 의무도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었다. 그러다보니 일이 너무 꼬여서 정치적 인기영합주의 등과 다 연관된 것이다. 중재 가는 것이 이 정부 입장에서는 출구전략일 수 있다.

▲허=정부가 사법부 삼권분립 뒤에 숨는 게 무책임하다는 이야기다.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WTO로 가져갈 이유가 없다. 사법부 판결에 의해 앞으로 계속 우리는 일본 기업 자산을 압류해야 한다. 압류하면 일본은 우리 것을 압류할 거다. 그럼 한·일 관계가 가만있어도 끊어지는 거다. 이게 '트리거(방아쇠)'가 됐을 뿐이다. 일본 기업이 문닫고 나가는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다. 우리가 안 가고 버틸 수는 있겠지만 국제적으로 명분은 점점 잃어버릴 것이다. 조항이 있고, 저쪽(일본)은 외교적 노력을 다했는데 우리는 답을 안했다. 다만, 이것이 실질적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까지는 말하지 못하겠다. 그건 또 정치적 비용 등 여러가지 복잡한 게 얽혀 있다. 정부가 막후에서 다른 안을 갖고 교섭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허경욱 전 주OECD 대사,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 정인교 인하대 교수(왼쪽부터)가 지난 9일 서울 소공로 조선호텔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금이야말로 양국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격의 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이라도 양국 정상이 만나는 것이 의미가 있나.

▲허=반 전 총장이 그때 하신 말씀 중 하나가 친구나 배우자는 선택할 수 있지만 이웃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웃은 일본 아닌가. 미래관계를 볼때 경제적 관계, 이 지역에서 자유무역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안보 면에서도 그렇다. 서로 협력해나가는 게 양국 미래에 가장 바람직한 형태다. 양쪽이 윈윈하도록 서로 양보할 것은 해야 한다. 밑에서 24시간 교섭을 하고 안이 2~3개 정도로 좁혀지게 되면 양국 정상이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그중 하나로 갈 수 있다는 안이 되면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최=이명박정부 후반부터 한·일 관계가 바닥을 치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싸워서 미래가 희생되는 꼴이다. 과거라는 것은 다 집단적 기억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해법은 없다. 그래서 미래를 희생할 순 없는 거다. 그것이 지난 1998년에 나온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다. 전략적 큰 결단을 한 거다. 그런데 어느 순간 완전히 사라진 것 같다.

한국은 경제적 힘이 커지니까 일본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일본은 한국이 중국 쪽으로 가다보니 자신들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 외교라인이 하나같이 일본에 대해 초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이 출구가 될 수 있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이 문제를 여기까지 오게 한 우리 외교라인이 다 사퇴해야 한다. 우리도 정치적으로 뭔가 시그널을 주는 것이다. 동시에 일본에 특사를 빨리 보내야 한다. 사태를 더 악화시킬 의도가 없고, 문제를 선의로 풀어보자는 것이다. 한·일 관계에 대한 청사진이 만들어진 후에 정상회담으로 가야 한다.

▲허= 정말 일본통이 외교장관을 한번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최=일본쪽 외교라인이 다 무너졌다. 양국이 서로 신뢰가 없다.

▲정=웬만한 카드가 아닌 다음에는 우리가 정상회담을 제안해도 일본이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사를 보내도 한·일 관계 안보위 최고책임자들이 핫라인으로 구축됐지만 지금은 없어졌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럼 핫라인도 그렇고 결국 그나마 기대해볼 수 있는 게 양국 의원연맹 정도다. 문희상 국회의장께서 여야 의원 대동하고 간다 했는데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범국가 차원의 의제를 짠 후 그걸 갖고 일종의 메신저 정도로 간다는 걸 보여줘야 일본에서 미팅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의원 간에 대화해서 실마리를 열어나가는 것이 그나마 남아 있는 하나의 카드가 될 것 같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일본이 만기연장 등을 거부해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금융에 여파는 없을까.

▲허=금융위원장 발언은 금융당국자로서 국민들이 너무 겁을 먹지 말라는 뜻에서 말한 것 같다. 경제가 안좋으면 당장 외환위기 기억이 소환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무역통상이 안좋아서 서로 무역규모 줄어들고, 안좋은 관계로 가면 국가경제에 나쁜 영향이 올 거다. 그렇다고 하면 일본이 다 빼가겠는가. 그런 일까지 벌어질 거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일본이 한국에서 돈을 빼간 것이 외환위기를 촉발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당시 일본도 자체 금융위기가 와서 아시아 전체에서 돈을 뺐다. 마찬가지로 일본 내 자체적 이유로 돈이 빠져나간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서는 이 조치와 관련해서 돈이 나갈 가능성은 원칙적으로 없을 것이다. 다만 국내에 들어온 일본자산이 압류 등으로 보호가 안된다면 들어올 기관은 안 들어올테고, 들어왔던 기관은 두번 생각할 것이다.

▲정=금융위원장께서 금융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국민이나 관련 업계에 대해 안심하라고 얘기하기 위해 말할 수 있지만 표현이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본다. 금융 부문 보복까지 얘기한다는 것은 정부가 일본과 맞대응하겠다는 차원에서 금융 부문도 그런 포지션을 정하고 말한 거란 생각이 든다. 만약 1997년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이 분은 이 한마디 말로 어려워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장관급 인사가 문제를 풀 생각은 안하고 이렇게 말하는 게 납득이 안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급하게 일본으로 갔다. 불과 3개에 불과한 반도체 소재, 부품 수출규제조치가 우리 경제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 일본 추가보복 시 우리 경제 영향은.

▲정=보기에 따라 심각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전체로 보면 2000억달러 정도가 수출되는 것 같다. 총수출 60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면 3분의 1에 해당한다. 경제성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최=일본이 화이트리스트를 전 세계 27개국에 준 것인데 한국을 뺐다. 이제 허가로 가는 것이다. 수출업체가 승인 신청 후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가 90일 걸린다고 이야기가 나오는데 국내 수급에 차질을 주는 거다. 기업인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만약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비메모리 반도체 강화에 차질이 생길 것이다. 한국 경제가 상당한 수준의 임팩트를 받을 것이다.

▲허=전적으로 동감한다. 덧붙이자면 기업들이 조업을 줄이거나 중단할 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기업규모가 크기 때문에 버티겠지만 중간에 있는 부품업체, 하청업체들은 실질적으로 공장의 문을 닫고 일자리 없어지는 것이 심각할 것이다. 이미 D램 가격이 떨어져서 부품업체가 문을 닫거나 투자한 것이 고전하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피해를 따지는 것도 중요하고, 해야 할 일이지만 그 방향은 아니다. 또 다른 규제가 나올 수 있다.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큰 그림을 놓치는 일은 절대 없어야겠다. 경제관계가 밀접한 주변국가와 좋은 관계를 가져가야 한국의 외교나 안보가 유지가 되는 거다. 국제무대에 나가보면 한국은 갈 곳이 없다. 유일하게 살 길을 찾은 것이 G20 들어간 것이다. 거기에서도 고립되기 시작하면 한국을 도와줄 곳이 없다. 이웃은 선택할 수 없다는 반 전 총장 말씀을 돌아봐서 (일본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 관계가 깨졌을 때 비용은 반도체만 따질 때가 아니다.

―외신에선 한·일 간 싸움이 중국만 좋은 꼴 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상당부분 그 지적이 맞다고 생각한다. 일본 스스로도 엄청난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다. 미국이나 중국이 하고 있는 무역보복을 일본이 하고 있는 건 일본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스럽다. 그런데도 칼을 꺼내는 상황까지 갔다는 건 우리가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는 것이다.

▲허=미국과 일본은 같은 배를 탔고, 우리와도 사실 같은 배다. 중국 입장에서 가만히 있어도 (한국과 일본이) 싸우고 있는데 당연히 부채질할 거다. 일본에도 큰 손해다. 어쨌든 보복한다는 이미지가 국제적으로 좋은 건 아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온 건 냉정하게 우리가 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한·일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정=지금 한·일 관계는 분명히 외교적 참사로 빚어진 결과다. 통상당국을 내세워 해결하겠다는 건 국민들에게 뭔가 보여줄 수 있지만 문제를 푸는 데는 적절한 방법이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삼권분립은 지켜져야 하지만 국제적으로 문제가 된 사안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판단을 받아서 정부가 이 위기에 대한 출구전략을 세우는 게 맞다.

▲최=통상경제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국내정치가 초래한 한·일 외교의 참사다. 해법은 신경제 냉전시대에서 한·일 관계를 어떻게 끌고갈지에 대한 합의가 먼저 나와야 한다.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 같은 것이 나와야 한다. 한·일 모두 누울 자리가 있어야 하니 중재로 가야 한다.

▲허=기본적으로는 미래 한·일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거냐는 문제다. 미래지향적 국익이 뭐냐는 것이다.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본의 조치가 WTO 룰 위반이냐 아니냐, 피해가 어느 정도냐도 따져봐야겠지만 단편적으로 볼 게 아니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한·일 통화스와프도 없어졌다. 일본하고 중국은 가장 견제했던 나라인데도 통화스와프를 지난 2018년에 다시 만들었다. 한·일 통화스와프가 없어진 건 누가 뭐래도 정치적 이유 때문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문제도 있다. 한·일이 큰 것을 같이 올려놓고 윈-루즈가 명확하지 않고, 같이 공동으로 할 것은 하면 낫지 않겠나. 또 일본이 하는 이야기를 왜곡하지 않고 정확히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야 한다. 양쪽이 타협해서 솔루션 만들어도 나라 팔아먹었다는 이야기가 나와선 안된다.

정리=

mkchang@fnnews.com 장민권 박지현 기자
네이버채널안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광고 닫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