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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선' 넘어간 김정은·트럼프…비핵화 협상 가속도?

뉴스1

입력 2019.06.30 18:27

수정 2019.06.30 18:27

2~3주내 실무협상 재개…북미 입장차 좁힐 수 있을까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사상 최초로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으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 이목이 쏠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28일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과없이 헤어진 이후 122일만에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에서 만나 50여분간 회동을 가졌다.

북미 정상의 깜짝 회동은 전날(29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DMZ 회동'을 제안하자, 북한이 5시간여만에 화답하며 성사됐다.

이날 북미의 깜짝 회동을 '중재'한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판문점을 방문했지만, 정전협정 이후 66년만에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면서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회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50여분간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지부진했던 비핵화 협상 재개 방침을 밝히며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주도 하에 상황이 잘 전개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2~3주 안에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구체적인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북미 정상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양 정상의 관계 회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실무작업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양 정상이 실무협의 없는 정상간의 만남을 하루 만에 만들어 대화에 나서면서 '톱다운 방식'의 유용성을 보였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비핵화 협상 재개가 탄력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향후 이어질 북미간 대화 국면은 복잡한 셈법이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미국과 북한은 각각 완전한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두고 입장 차를 조율하지 못해 지속적인 신경전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북미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고, 우리 역시 문 대통령이 '영변핵 전면폐기'라는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셈법은 복잡해 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영변의 핵단지가 진정성 있게 완전하게 폐기가 된다면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의 입구가 될 것"이라며 영변핵 폐기와 이에 상응하는 제재완화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했는 지 여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남북미 3자 정상이 판문점 회동을 가지면서, 일각에선 비핵화 협상 재개와 함께 남북 대화도 재개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도 (북미 대화의 재개를 위해선) 문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양해를 구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북미간 만나고, 곧 남북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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