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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외무성 "美 착각하지 말아야"…'대조선 적대정책' 비난(종합)

뉴스1

입력 2019.06.26 12:19

수정 2019.06.26 12:1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폼페이오 거론하며 "정책 작성자들이 문제" 비난
대화 앞두고 대미 견제와 '안건 비틀기' 의도로 분석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나혜윤 기자 = 북한은 26일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 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북미) 관계 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담화는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을 들어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다"라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담화는 "이는 제재가 조미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 듯한 궤변"이라며 "그렇다면 미국의 목표는 제재를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는 뜻인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제반 사실은 제재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의 야망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으며 오히려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라며 "조미 수뇌분(정상)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하여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 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김정은)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는 제재 해제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라며 "우리 국가는 미국의 제재에 굴복할 나라가 아니며 미국이 치고 싶으면 치고 말고 싶으면 마는 나라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누구든 우리의 자주권, 생존권을 짓밟으려 든다면 우리는 자위를 위한 실력행사의 방아쇠를 주저 없이 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대미 협상 창구인 외무성의 담화를 통해 대미 비난을 전개한 것은 북중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비핵화 대화 국면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북한은 다만 이날 담화에서 "조미 수뇌분(정상)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하여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 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난은 피했다.

또 제재 문제를 거듭 언급하며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주장했다. 미 행정부가 발표한 북한의 '인신매매보고서'와 '국제 종교자유보고서', 대북 독자 제재의 근거가 되는 지난 행정명령 13466호에 명시된 북한에 대한 국가비상사태 선포 등을 비난했다.


이 같은 북한의 행보는 대화를 앞두고 대미 견제를 통해 협상판의 기싸움을 의도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북미 정상의 '친서' 교환과 별개로 실제 실무 차원의 대화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제재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식의 언사를 통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 측이 협의한 '제재 완화와 비핵화 구체적 조치의 교환'이라는 안건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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