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안철수계 독자 혁신위 중재안..安-유승민계 공조 균열?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7 16:53

수정 2019.05.27 16:53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현안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19.5.26 kjhpress@yna.co.kr /사진=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현안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19.5.26 kjhpress@yna.co.kr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대표 퇴진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이번에는 당 수습방안의 하나로 혁신위원회 설치를 놓고 계파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이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 정병국 의원을 수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설치 방안을 중재안으로 제안한 가운데 오신환 원내대표 등 바른정당계와 사전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오 원내대표가 혁신위 구성 논의에서 '패싱' 당하자 바른정당계는 중재안에 대해 거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달 재보선 참패이후 손 대표 퇴진을 위해 연대해온 '안철수·유승민계'의 공조전선에 균열이 발생한 것이다.


김수민·김삼화·김중로·이동섭·이태규 등 안철수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지도부 사퇴를 놓고 대립과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며 6월 말까지 한시적 운영되는 전권 혁신위 구성을 중재안으로 제안했다.

손 대표의 퇴진 논란을 혁신위로 이관해 오는 6월까지 손 대표의 거취 문제를 결정 짓겠다는 의도다.

그동안 안철수·유승민계는 손 대표의 '즉시 퇴진'을 주장했지만 안철수계에서 퇴로를 열어주는 쪽으로 한발 물러서는 중재안을 내놓은 셈이다.

안철수계 핵심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에게 퇴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중재안"이라면서도 "혁신안 문제를 놓고 오신환 원내대표와는 별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계에선 일방적으로 중재안이 발표되자 혁신위 구성안에 대해 거부 입장을 드러냈다.

혁신위가 구성될 경우 손 대표의 퇴진을 장담할 수 없는 데다가 안철수계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부쳤기 때문이다. 오 원내대표도 '사전보고가 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극도의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민 의원 등은 기자회견 직후 바른정당계 의원들에게 중재안에 대한 동의를 구했지만 확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이후 연합 전선을 꾸린 안철수·유승민계가 처음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손 대표 사퇴시 이르면 6월부터 유승민·안철수 공동 대표 체제로 당이 운영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계와 바른정당계간 주도권 다툼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공동체제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당내 주도권을 놓고 두 계파간 갈등이 고조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손 대표는 전권 혁신위 구성 방안에 대해 "'전권'이라는 것이 당 대표의 퇴진이나 진퇴 문제를 포함돼서는 안된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조만간 자체 혁신위 구성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져 혁신위 구성을 둘러싼 계파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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