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대장천공 ‘지갑끈 봉합술’, 전신마취 없이… 내시경 이용해 천공 부위 봉합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3 16:51

수정 2019.05.23 16:51

대장천공 ‘지갑끈 봉합술’, 전신마취 없이… 내시경 이용해 천공 부위 봉합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오른쪽)가 대장내시경을 이용해 환자의 장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제공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오른쪽)가 대장내시경을 이용해 환자의 장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제공

대장내시경은 대장용종을 제거하거나 대장, 직장암, 염증성 장질환 등의 질환을 발견하는데 가장 정확하고 간편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간혹 대장내시경검사 도중 장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이 발생해 후유증 및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르렀다는 소식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최근 국내 대장암 발생 빈도 증가와 국민 인식도 증가로 인해 대장내시경검사가 증가함에 따라 검사 중 출혈이나 천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유발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내시경검사에 대해 불안함을 갖기도 합니다.


대장내시경검사 도중 천공이 발생할 경우 지금까지는 주로 복강경 등을 통한 외과적인 수술 치료로 대처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내시경 기법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내시경을 이용한 대장천공의 치료 방법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팀은 타 병원에서 대장내시경검사 중 천공이 발생해 이송된 대장천공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중채널내시경을 사용한 새로운 봉합기법으로 천공 부위를 성공적으로 봉합 치료했습니다.

최 교수는 23일 "기존 복강경 수술이나 개복수술을 통한 대장천공의 치료는 전신마취, 장 절제 혹은 수술 후 장의 유착으로 인한 위험과 상대적 비용부담이 있었다"며 "이번에 소개된 이중채널내시경을 이용한 새로운 내시경적 봉합술은 평균 20mm의 직경이 큰 대장 천공 환자에게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갑끈 봉합술'은 이중채널내시경을 사용해 내시경의 좌측 채널(겸자공)을 통해 엔도루프를 삽입해 천공 주위를 둘러싸는 방법입니다.
엔도루프를 배치하고, 내시경의 우측 채널을 통해 클립을 삽입해 천공의 주위로 360도 둘러싸며 엔도루프를 고정시킨 후 마지막에 엔도루프를 조여 클립을 고정해 천공을 봉합합니다.

즉, 천공 주위를 엔도루프와 클립으로 둘러싼 후 지갑 끈을 묶는 것과 같은 기술로 엔도루프와 클립을 잡아매면서 천공 부위를 묶어줍니다.


지갑끈 봉합술로 내시경 시술을 받은 평균 연령 70세의 남녀 6명의 대장천공 환자들 모두 전신마취나 추가적인 복부수술 없이 내시경실에서 성공적으로 천공이 치료됐고 합병증 없이 회복돼 퇴원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