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폭설 오던 날 사라진 아들, 한 번도 잊은적 없어" [잃어버린 가족찾기]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0 17:08

수정 2019.05.20 17:08

18살 고등학생이던 이근로씨 2001년 1월, 집 나갔다가 연락두절
당시 부모님은 담양에서 딸기 농사
이근로씨(36·당시 18세)는 실종 당시 전남 담양군 무정면에 거주했으며, 키 160cm에 검은색 짧은 머리, 팔에는 꿰멘 흉터가 있는 점이 특징이다. 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이근로씨(36·당시 18세)는 실종 당시 전남 담양군 무정면에 거주했으며, 키 160cm에 검은색 짧은 머리, 팔에는 꿰멘 흉터가 있는 점이 특징이다. 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목격자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분이 근로를 데리고 있다면 지금까지 보호해주신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니까, 이제 엄마 품으로 돌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등학생 막내아들을 잃어버린 양미이씨(64)는 '아이를 본 사람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20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양씨의 아들 이근로씨(36·실종 당시 18세)는 전남 담양군 무정면에서 2001년 1월 14일 오전쯤 자택에서 나간 뒤 실종됐다.

아들과 황망히 이별한 양씨는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눈이 정말 많이 오는, 일년 중 가장 추운 날이었다"며 "당시 딸기농장 일을 하고 있었는데, 밥을 먹으러 들어왔더니 할머니가 '근로가 안 들어왔다'고 말했다. 아랫마을에 군것질을 하러 간 줄 알았는데, 저녁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어 "저녁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은 적은 없었다. 남편이 밤새 읍내를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아들은 찾지 못했다"고 양씨는 전했다.

경찰에 다음 날 바로 실종신고를 하고, 신문과 인터뷰와 지역 방송까지 나갔지만 목격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본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점이라고 양씨는 전했다.

그는 "아빠를 무서워하면서도, 엄마를 많이 따르는 착한 아들이었다"며 "마음속에서 한번이라도 잊어본 적이 없다. 누구든 그러는 것이 엄마의 마음일 것"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양씨는 최근에는 실종아동 가족이 모이는 행사에서 근로를 잃은 슬픔을 나누고 있다.
그는 "행사에 '오늘은 근로 보러 가는 날'이라고 생각하면서 간다"면서 "실종 가족들은 마음이 다 똑같다. 서로 반갑게 맞이하고 이해하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이근로씨는 2남 2녀 중 막내로, 실종 당시에는 회색 티셔츠와 흰색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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