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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활동 재개 움직임에 중동 긴장 고조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8 16:02

수정 2019.05.08 16:02

폼페이오 급히 이라크 방문, 이란에 경고 메시지
미국이 지난 2015년 서방국과 중국, 러시아와 함께 서명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한지 1년이 되는 8일을 앞두고 중동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중동 지역 미군을 상대한 군사 공격 움직임이 포착되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7일 긴급히 이라크를 방문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예정됐던 독일 방문을 취소하고 급히 바그다드로 날아가 바르함 살리 이라크 대통령과 아델 압둘 마디 총리를 각각 만났으며 이 자리에는 외무장관과 국방장관도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바그다드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의 군사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는 보고에 이라크를 긴급히 방문하게 됐다고만 말했을뿐 자세한 위협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CNN은 미국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걸프만에서 선박을 이용해 미사일을 이동시켰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4월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집단으로 규정했으며 이에 맞서 이란은 미군 전체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바그다드에서 현지 지도부를 만나 이라크가 주권 국가를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돕고 특히 이것을 원하는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만의 우방국들과도 계속 협력을 할 것이라고 말해 이란이 이라크 내정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견제성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방문에서 이라크가 전기와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를 이란에 의존하지 않도록 경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의 이라크 방문이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쿼드군 사령관인 카셈 솔레이마니에게 “미국은 이라크를 포함해 어디서든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5일 전례를 깨고 해군이 아닌 존 볼턴 국가안보 보좌관이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 지역으로 파견한다고 직접 발표했으며 미국 정부는 7일 B-52 폭격기를 포함한 비행단도 현지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파견은 당초 지역 순환 배치 계획 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볼턴 보좌관도 이란 혁명수비대나 정규군, 대리 집단을 통한 공격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핵활동 재개 움직임
미국이 JCPOA 탈퇴한지 1주년을 맞아 이란도 일부 합의 내용에서 이탈해 핵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여 중동의 긴장이 더 고조될 전망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8일 발표할 성명에서 JCPOA를 준수하지 않을 것으로 밝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완전히 탈퇴하는 것을 선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계열의 강경파 신문인 자반은 나탄즈의 시설에 신형 원심분리기를 설치할 수 있으며 핵협정에 따라 중단했던 우라늄 농축 활동을 포르도에서 재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테헤란내 JCPOA 협정 서명 국가 대사들에게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세부적인 기술을 포함한 계획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국영 ISNA 통신이 보도했다.

JCPOA에 서명한 유럽 국가들은 이란이 협정을 준수하는 것이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으나 최근 수개월동안 이란 정부내에서는 보장됐던 경제적 이득이 부족한 것에 불만이 커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JCPOA가 이란의 전략 미사일 개발프로그램을 중단시키지 못한다고 비판해왔으며 지난해 탈퇴를 선언함과 동시에 대이란 경제 제재도 단행했다.
이란의 주요 돈줄인 원유 수출을 차단시키기 위해 그동안 한국을 포함해 8개 우방국들이 이란산 원유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던 것도 지난 2일을 끝으로 중단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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